열네 살 우울이 찾아왔다
차열음 지음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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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교사로 일을 하게 된 이후로 정말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최전방이라고 불리우는 학교 현장에서 유난히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만나며, 지금까지는 들어보지 못한 아이들의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질풍노도란 이런 것이구나를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며 부족함도 많이 느끼다보니 정신질환과 관련된 책에 눈길이 간다.



'열네 살 우울이 찾아왔다'는 저자가 삶에서 겪어온 우울증, 거식증, 자해행동 등의 원인에서부터 이를 겪을 당시의 심리상태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극복해갔는지를 상세히 묘사한다. 거식증이란 단순히 날씬하고 싶어서 밥을 거부하는 상태를 넘어서 일반적인 사고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극단적인 행태를 보인다. 잘난 가족들 사이에서 자꾸만 작아지는 자신의 존재감을 채우기 위한 심리적 욕구, 이렇게라도 관심받고자 하는 애정욕구가 이렇게 표출된 것이다. 저자는 여러 학교를 전전하게 되고 마지막에 다닌 대안학교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어느정도 회복의 기로에 다가서게 된다. 이 대안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학교가 이런 학교가 되길 바라는 마음과 불가능하리란 아쉬움이 동시에 들었다. 모든 아이들이 서로에 대한 차별과 편견 없이 함께 뛰놀 수 있는 학교. 부족함은 부족함 대로, 아픔은 아픔대로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줄 수 있는 학교. 이런 학교가 되길 바라기 이전에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길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인 점은 저자의 부모님이 치료에 적극적이신 분들이었고 저자를 위해서라면 아낌없는 지원을 하시는 분들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어떤 점이 그렇게 아팠는지, 힘들었는지 묻지 않으셨고 이로 인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기회는 만들지는 못하셨지만, 그분들 나름의 최선을 다하여 저자를 돌봤던 것 같고 여러 지지체계가 있기에 어느정도의 회복을 보일 수 있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본다.



저자는 우울이 상실과 같으며, 상실은 평생의 구명으로 남기때문에 완전한 회복이 어렵고 이미 뚫린 구멍에 다시 찬바람이 들어차지 않도록 계속 살피고 돌봐야되는 거라고 한다. 많은 아이들의 마음 속에 이러한 구멍이 뚫려있다. 차별로, 무관심으로, 학대로, 그 외에 어떤 아픔으로든 뚫려있는 구멍을 발견할 수 있도록, 스스로 살피고 돌봐줄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고싶다.





출판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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