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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해도 괜찮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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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한 인간이 지닌 복잡성에 대한 치열한 탐구가 빠진 전기류들은 세상에 존재하기 힘든 가상의 위인들을 목표로 삼아 앞으로 달려나가는 고된 삶을 우리에게 강요합니다. 그런 위인이 될 가능성은 0.0001퍼센트도 안 되는데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뛰는 꼴입니다."(169쪽)


"욕망과 규범에 대해 고민하면서 최근 이런 의문이 생겼습니다. 나는 왜 부모님께 모터 달린 조립식 전차나 자동차를 사달라고 한번도 이야기하지 못했을까, 정식으로 말씀드렸다면 못 사주실 형편도 아니었는데. (중략) 그런 이야기를 꺼낼 수 없는 분위기야말로 중산층 우리 집이 가졌던 강한 규범성의 반영이었을 겁니다."(184쪽)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성취가 자기 능력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중략)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모든 성취도 어떤 경계선 안에서 이루어진 일입니다."(193쪽)


"2박 3일의 강연에서 고메즈 목사는 외부에 비치기를 원하는 '이미지'로서의 자신이 아니라 '진짜 자신(real self)를 찾는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진짜 자신'을 찾는 기준은 주로 '마음'이었습니다. 남의 말이나 판단이 나리ㅏ 나만이 알고 있는 진짜 나는 누군인지 내 마음은 어떤 것에 흔들리는지, 나를 긴장시키고 두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정말 사항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하다 보면 진짜 자신을 알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224쪽)


필자는 자신의 욕망을 고백하면서 동시에 욕망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제시한다. 

욕망을 고백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는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는 책이지만 

동시에 필자의 사회적 신분이나 지위에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나 또한 필자가 이야기하는 규범적 상황에 익숙한 사람으로서 필자같은 글이 읽기에는 편하지만, 여전히 규범의 세상에 사는 사람으로서 나 또한 욕망을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규범의 범주 내에 있는 욕망으로만 한정하여 해석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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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오후 4시 반 - 당신의 성장은 계속되어야 한다
양윤정.이승우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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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구독하던 블로그의 구독자로서, 블로그 주인분이 '하버드 오후 4시 반'이라는 책을 쓰신 걸 알게 되었다. 하버드 새벽 4시반만큼 치열한 하버드 오후 4시반의 풍경이 기대되는 책이다. 


알라딘: 하버드 오후 4시 반 (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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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적 파란시선 122
김해선 지음 / 파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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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제목의 시집,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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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1 - '사건'전후
신정아 지음 / 사월의책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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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식 교수의 '욕망해도 괜찮아'에서 이 책을 추천하여 읽게 되었다.

김두식 교수는 이 책에 대하여 "출간 2주 만에 10만부를 팔았다는 책인데, 누구도 그 책을 읽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호기심은 있어서 몰래 사보면서도, 그 사실을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거죠. 우리 모두가 지닌 그런 이중성은 신정아씨 사건뿐 아니라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이 책을 자료실에서 빌려서 보았는데, 나도 빌릴 때 '신정아가 쓴 책'이 아니라, '4001'책 있는지를 물어보게 되었다. 사서님이 '아, 신정아책이요? 4001이 아니라 신정아 책이라고 하시면 되지..'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나조차도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뭔가 금서를 읽는 듯한 느낌이랄까.


김두식 교수는 이 '4001'을 사랑에 빠진 중년 남성의 심리를 상당히 정교하게 묘사한 논픽션이라고 소개한다. 정말이지 두 사람의 불륜 이야기임에도 두 사람이 함께 수의를 입고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이 눈 앞에 그려져서 눈물이 나올뻔했다. 그녀는 그를 '똥아저씨'라고 부른다. 정말이지, 사실 신정아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정말이지 '똥밟은' 남자였던 것이 이해는 간다. 


"옆자리의 교도관은 똥아저씨가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나를 못 일어나게 잡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똥아저씨는 버스에서 내리는 듯 하더니 갑자기 몸을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순간 나는 당황스러워 창 쪽으로 눈을 돌리고 말았다. 똥아저씨는 미동도 하지 않고 계속 나를 쳐다보았다. 내 옆의 여자 교도관이 민망했는지 날더러 한번 쳐다봐주라고 했다. 나는 똥아저씨에게 고개를 돌고 살짝 웃어주었고, 똥아저씨도 나를 보고 웃었다. 내가 똥아저씨를 쳐다볼 수 없었던 것은 금세 눈물이 쏟아지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똥아저씨에게 눈물을 보일 수는 없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우리는 그리움, 안타까움, 사랑을 주고받았다." (364쪽)


"똥아저씨는 나만 믿겠다고 하면서, 내년 기념일에는 이탈리아라도 갈 수 있을까 하고 푼수를 떨었다. 나는 이런 와중에도 '이탈리아'같은 소리나 한다면서 정강이를 걷어찼다. 글허게 헤어지자 해도 떨어지지 않더니 나를 이렇게 천하의 나쁜 년으로 만들어 놓았다면서, 똥아저씨 같은 사기꾼을 믿고 지금까지 온 것이 한탄스럽다고 했다. 그러자 똥아저씨는 우리 둘은 절대 떨어질 수 없는 동지라고 했다. 내가 이 마당까지 와서 무슨 얼어 죽을 동지냐고 하자, 아저씨는 입을 작게 오므리면서 '사랑해'라고 했다"(367쪽)


학력위조에 대한 신정아의 변명이나 재판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이 책은 신정아 자신의 언어로 적은 글이기에 어떠한 주장을 펼칠 수 있다고는 생각된다. 독자들도 아마 알아서 걸럳,들을 힘이 있는 사람들이므로. 다만, 검찰과 언론의 한 여성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 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신정아는 어떤 검사는 잘해줬고, 어떤 검사는 소리를 질러 오줌을 쌌다고 하면서 진술하는바, 이 진술에는 신빙성이 느껴진다. 


작가로서 평가한다면 기본적으로 필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력위조와 관계 없이 10년동안 어쨌든 전시기획자로서 살아남았다면 적어도 감각있고 똑똑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능력있는 여자에 대한 시선, 비뚤어진 시선, 그 여자는 자신의 실력이 아니라 성을 매개로 하여 성공하고 능력을 인정받았을 것이라는 뿌리깊은 시선은 학력위조와 불륜을 통하여 극대화되고, 그 여성은 이제 마녀로서 희생당하게 된다. 


신정아가 잘못을 했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신정아는 자신의 죗값을 치뤘다. 합성된 누드사진까지 1면에 공개되어 지금까지 인터넷에 그 사진이 떠돈다. 불륜을 함께 저지른, 그러나 신정아가 5년 동안 사랑했던 그 상대 또한 많은 것을 잃었지만, 신정아만큼 마녀사냥을 당하지는 않았다. 신정아는 그 형 집행이 면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삶 자체를 포기해야만 했다고 앞으로도 자유롭게 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누가 그 여자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누구든지 죄없는 사람은 그 여자를 돌로 치라는 성경의 예수님 말씀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한번 정도 빌려서 읽을 만하다. 소장가치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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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대기 - 택배 상자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보리 만화밥 9
이종철 지음 / 보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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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의 까대기 알바 이야기. 함께 일을 하는 아저씨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나 덤덤하게 그러나 담대하게 그려낸다. 편리라는 이름 아래에 숨겨진 노동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냄으로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 그 자신도 한동안 까대기 알바 일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왔는데, 

꿈이 있는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은, 다 의미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진솔한 작가의 이야기가 마지막에는 뭔가 울림으로 다가온다.


"택배 알바를 하다 보면 있잖아? 다들 진짜 열심히 살아. 

주6일 근무에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는건 기본이더라. 난 그렇게 일하면서 살면 어느 정도 여유있게 지낼거라 생각했지.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 그렇게 해야 겨우 먹고 살더라고

사람 값이 싸도 너무 싼 것 같아. 위태롭기도 하고. 몸이라도 망가지면 끝장이니까.

조금 덜 일하고 조금 더 벌어 가면 좋겠다. 

아프고 다치면 나가라, 네가 책임져라가 아니라

쉬어라, 걱정마라 하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 

그냥 그랬으면 좋겠어."


"두 발에 힘 꽉 주고 버텨. 꿋꿋하게. 버티다가 힘들면 이 누님한테 언제든지 연락하고."

"두발로.... 꿋꿋하게...버티기. 그리고 힘들 때 연락하기."


"하나하나의 택배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저마다의 벽을 깐다. 

벽을 깐다. 

함께 벽을 깐다."


노동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 몸값이 너무나 싼 이 세상에서, 작가는 자신의 노동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 노동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딜가나 사람이 있다. 그리고 사람에게는 늘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까, 버티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키기 위해서. 나도 버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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