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달 별 사랑 고블 씬 북 시리즈
홍지운 지음 / 고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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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주 달 별 사랑... 

이것은 책의 제목이다. To the moon이 생각나는 제목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동경의 대상이던 ‘은하철도 999, 미래소년 코난’ 등과 같은 SF 애니메이션에 대한 노스텔지어를 불러 일으킬 작품이다. 

나는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아 감성을 모르지만 지브리의 ‘천공의 성 라퓨타’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읽기 전 160페이지라는 짧은 소설이 어떻게 나에게 감동을 선사해준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최근 300페이지가 넘는 책들을 읽었기에 금방 읽을 것 같은 책이었다. 하지만 어디서나 가볍게 들고 그 감성이나 울림을 줄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단편 소설의 감성이 아닐까 싶다. 장점이기도 하고 말이다. 

P.7

등대지기는 기다리지 않으면서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주인공 핀은 열세 살이다. 그는 등대지기의 손자이다. 한창 뛰어 놀 나이인데 등대지기로의 삶은 고요할 것이다. 그리고 지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앙리라는 생활보조 드론이 있기에 외롭지 않다. 핀의 부모님은 사고로 돌아가셨다. 

등대지기하면 무엇인가 떠오르는 것이 많다. 고요함, 적막함, 차분함 등등의 감정이 떠오른다. 등대지기의 삶은 자신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을 듯하다. 책 몇 권을 가져다가 두면 다 외워버리지 않을까 싶은 직업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직업이다. 어두운 바닷길을 밝혀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P.9

달은 낡고 녹슬었다. 핀은 가끔 인류가 달을 향해 품었던 낭만과 동경이 부러웠다.

책에서는 23세기의 달은 관광객조차 찾지 않는 공업단지라고 표현한다. 현재 인류는 달에 가서 살 계획과 꿈을 가지고 있다. 화성에서도 살 생각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낭만, 꿈이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소설에서 달은 공업단지이다. 

어쩌면 우리가 어릴 적 가지고 있던 낭만과 꿈은 서서히 사라지고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대를 ‘낭만’이 사라진 시대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P.28

조금이라도 일찍 인체실험을 허가받았다면 연구가 이렇게나 오래 걸리지도 않았을 텐데!

이 말은 요안이라는 성산 중공의 월인 연구소 소장이 한 말이다. 인류는 지구의 바다 깊숙한 곳에 숨어 살던 월인이라는 존재의 힘을 이용해 발전을 빠르게 할 수 있었는데 그들의 힘을 더욱 갈망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잔혹한 실험도 하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내가 얻고 싶은 게 있다면 다른 사람의 고통도 죽음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람의 욕망이니까 말이다. 

P.38

우리 할아버지는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 오히려 나쁜 사람이 더 많다고 했어.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해서 반드시 나쁜 사람인 것도 아니라고 했고.

요즘 뉴스에서는 정말 잔혹한 사건들이 많이 나온다. 자신의 가족, 친구 등등을 살해하거나 고통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차갑고 정이 없어진 세상이다. 마치 소설 ‘아몬드’의 살인범의 이야기를 보는 듯하다. 

사실 선과 악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신의 영역일지도 모르겠다. 사회적으로 악이라고 하면 악이라고 볼 수 있지만 또 상반되게 악이 아니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악인들을 처벌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면 그 사람은 어떤 사람에게는 선, 다른 사람에게는 악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선과 악은 인간이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 않은 건가 싶다. 악인 줄 알았는데 악이 아닌 경우도 종종 나오고 말이다. 그 반대도 나오고 말이다. 

P.61

만약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다 쏴버리면 된다고 주장하면서.

요안은 메아(월인 소녀)와 그녀의 할머니의 힘을 얻기 위해 실험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메아의 할머니가 메아를 살리기 위해 탈출을 시키자 메아는 핀에게 날아오게 된다. 그리고 핀은 그녀를 숨겨 주기로 한다. 그녀를 찾으러 요안은 떠나며 문제가 생기면 다 죽여 버리면 된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사람의 목숨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요안의 모습은 마치 기계와도 같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남의 희생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기심이 말이다. 

P.93~94

할아버지는 핀에게 나이나 지위는 덧셈으로만 계산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나이나 지위가 사람들을 성숙하게 할 때도 있지만, 오히려 더 어리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나이는 사실 숫자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어린데 나보다 더 마음이 깊은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다. 그 반대로 나이가 어린데 더욱 영약한 사람들도 있다. 지위도 마찬가지이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그 지위에 맞는 사람도 있지만 그 지위를 악용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나이가 적어도 배울 점이 많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 부분에서 성장이 느린 것은 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것을 보면서 분발하게 된다. 이제는 지식을 찾기가 편해져서 어렵게 지식을 얻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생각이 깊은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려워진다. 나 또한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다. 이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씩 채워나갈 계획이다. 

P.96

“너, 덧셈 뺄셈은 할 줄 아니? 숫자로 세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덧셈 뺄셈을 할 줄 안다는 뜻이야. 이득이 되는 것은 더하고 손해를 보는 것은 빼가면서 살아야 한다는 거지.”

계산에 따라 살아간다는 요안은 자신의 부하였던 핀의 엄마 그리고 광산의 인부들을 산채로 매장시켰다. 자신이 했던 일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이는 어디선가 많이 보이는 부분들이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것 말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착하면 복이 온다’ 대신 호구이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남들을 호구로 이용해 먹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것도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좋게 말하면 사회가 변하는 과정이지만 어쩌면 점점 사람들 마음이 차가워지고 기계처럼 변하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P.145

나는...인류가 별을 가지고 얻으면...더 커진다고 믿는다. 지구 하나로는 부족해. 저 수많은 별을 다 갖기 위해서는 저 멀리까지 가야만 한다.

요안이 한 말이다. 그는 결국 죄 값을 받아야 되지만, 고대병기를 풀고 자신의 부하들을 버임으로 마지막 발악을 한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은 자살로 끝난다. 자폭이다. 결국 핀은 어떻게 되었을까? 나머지 사람들은? 그 내용은 책을 통해서 알아보기를 추천한다. 

가지면 가지고 싶은 마음은 욕망이다. 그것은 끝이 없다. 1억이 있다면 10억을 보게 되고 10억이 있다면 100억...끝이 없다. 남들이 가진 것은 따라하고 싶은 게 사람이다. 명품, 슈퍼카, 빌딩 등등 모든 것이 가지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욕망이 너무 지나치면 자신밖에 생각을 안 하게 된다. 모든 것이 물질이나 돈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도 한때 욕망이 많아 나도 나중에 꼭 슈퍼카를 타봐야지, 빌딩에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식의 꿈을 꾸었다. 하지만, 문득 행복이 무엇인지 그리고 삶의 의미란 무엇인지, 죽음이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이전에 꾸던 꿈들이 크게 의미가 없어졌다. 

책 ‘우주 달 별 사랑’은 무엇인가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추억이랄까? 동심이랄까? 순수함이랄까? 깊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짧은 단편 소설이지만 물음을 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읽고, 개인적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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