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전안나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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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손에서 책을 쉽게 내려 놓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너무 놀라기도, 마음이 아프기도, 슬프기도 했다.

입양된 다섯살 때부터 양어머니의 학대와 양아버지의 방관 아닌 방관 속에 매일 울어야 했던 아이.

'재투성이 신데렐라'처럼 식모가 되어 온갖 집안 일을 다하고 매일 양어머니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 하루도 빠짐 없이 맞으며 지내야했던 아이.

저자의 어린 시절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고통의 시간들이었다.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어떻게 그 긴 고통의 시간을 지나왔을까.

저자는 피망이 든 가슴을 부여잡고 너무 힘든 시절이었지만 미치지 않은 것은 바로 '책'때문이었다고 얘기한다. 책 속에서는 안전했고, 책을 통해 치유해 나가고 , 자신이 누구인지, 왜 태어났는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계속 읽고 공부해 나갔다고 한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었고 아무도 곁에 있어주지 않았던 때 유일하게 힘이 되었던 것이 바로 '책'이었다. 책을 통해 위로받고 용서하는 마음과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책 중간중간에는 저자가 읽은 책 중에서 인상깊은 좋은 구절들이 나오는데 저자의 생각과 함께 조화롭게 이어져서 더욱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김승섭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란 어떤 사회인지 생각해 보게 되고, <나폴레온 힐 성공의 법칙>을 통해 '남을 돕는 것이 내가 성공하는 길'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공자의 <논어>를 통해 지혜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단순 독서 에세이가 아니라 책 전반에 저자의 인생과 생각, 고민, 가치관 등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어서 더욱 푹 빠져서 읽어보았던 것 같다.

또 사회복지사로19년간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현실에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제목만 읽었을 때는 자존감에 대해 얘기하거나 아니면 우울증에 대한 글, 또는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솔직하고 용기 있는 작가의 이야기는 그 어떤 책보다 나에게는 큰 울림이 되어 주었다. 독서에세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저자의 인생에세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만큼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삶을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 과거를 벗어나 꿈을 꾸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이다. 조금만 힘들어도 불평하고 내가 못 가진 것들만 생각하며 조바심내고 질투하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양어머니의 저주를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용기를 내고 성숙한 어른으로 괜찮은 사람으로 행복하게 잘 살아남아 우아한 복수를 하고 있다는 저자의 글이 너무나 공감되고 한편으로는 정말 멋지다는 생각까지 든다.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뒤로 하고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과거의 상처를 꺼내어 보여 주는 그녀의 솔직하고 용기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해주어서 감사하다.


♣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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