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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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다정한 우주'라는 말이 참 맘에 드는 제목이다.

2020 SF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경희 작가의 첫소설집으로 웹진과 앤솔러지에 게재된 소설 여섯편이 담겨 있다.

 


 

 

 

조상들이 살아서 돌아오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조상님들의 밤〕은 다소 황당한 설정과 유머가 돋보인다. 노동자들과 회사와의 갈등을 그리고 있는 〔우리가 멈추면>에서 보여주는 사회 문제는 현재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어 더욱 현실적이다. 우주 시대라고 해도 서로간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지금과 별반 다를것 없는 미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체강탈자의 침과 입〕은 외계인이 자신의 종교를 지구인들에게 퍼뜨리기 위해 회사라는 공간에서 한 명씩 한 명씩 외계인처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우스꽝스러웠다. 그들의 침을 통해 전염된다는 설정은 코로나 19라는 현실의 상황과 묘하게 닮아 있어서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작품 곳곳 유머 포인트들이 녹아 있어서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읽은 것은 바로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이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의 끝을 향해 달려나가는 스토리가 상상을 초월한다. 작가 자신도 만족스러웠다고 느낄 만큼 작품의 완성도가 아주 뛰어나다. 작가의 풍부한 과학지식과 엄청난 필력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강력한 힘이 되어 한껏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담고 있지만 그 속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희망'의 메시지도 감동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다.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는 전체적으로 독특하고 참신하다. 생소하지만 읽다 보면 점점 나도 모르게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야기의 흐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할 수 없어서 책장을 마구 넘기게 되는 묘한 매력이 가득한 책이다.

다채로운 여섯 개의 작품들 속에서 보여지는 철학적인 주제들은 많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준다.

SF장르이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느낌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 있는 종합선물세트같은 책이 아닐까 싶다.

 

 

 

p.127

회사는 아스테로이드 사람들을 감자 부스러기라고 부릅니다. 저는 보여주고 싶어요. 증명하고 싶어요. 우리가 부스러기가 아니라는 사실을요. 우리가 단단하게 뭉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예요. ( 「우리가 멈추면」 중에서)

 

 

p.315

"어떤 기억은 지워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 인격의 일부가 돼요. 그 사람의 본질을 송두리째 바꿔버려요. 그 경험을 이해해 줄 사람 없이는 살 수 없을 정도로. 그런 기억들은 일종의 암호 키와 같아요. 오직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만이 서로의 헝클어진 내면을 해석할 수 있죠" (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중에서 )


♣ 해당 도서는 다산책방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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