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앤솔러지 당첨되셨습니다

당첨되셨습니다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0
길상효 외 지음 / 비룡소 / 2021년 4월

10명의 SF 작가의 단편을 엮은 청소년 SF 앤솔러지 <당첨되셨습니다>

뭔가 평범하지 않은 내용이 예상되는 그림과 'SF 앤솔러지' 라는 문구까지, 눈에 띄는 표지가 인상적이다.

앤솔러지란 시나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하나의 작품집으로 모아 놓은 것을 말한다.

작가들의 상상력이 가득한 <당첨되셨습니다>의 10편의 단편들 모두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들을 SF장르에 잘 녹여내는 방식이 참신하고, 여러가지 많은 물음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10대들에게 가장 중요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부터 자아,성장, 감정, 미래, 젠더, 선택, 사춘기 등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어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준다.

들어갔다 나오면 아이의 몸이 성장하게 되는 코쿤, 배추벌레 공주를 만나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 진핵생물을 통해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것이 소생인지 탄생인지에 대한 물음, 가상현실 속에서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읽게 되는 제나의 이야기 등등...

10명의 작가들이 그려내는 10가지 색깔의 단편들은 하나같이 평범한 이야기들이 하나도 없을 만큼 색다르고 재미있다.

 

계속되는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오즈에서의 14일>은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변해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되는 작품이다. 나라간의 이동이 제한되고 까다로운 입국심사와 자가격리의 기간들, 그 속에서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마저 제한되는 아픈 상황이 코로나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놀랄만큼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들 속에서 인상적인 글귀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배추벌레 공주> 편의 캣사라가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라 기억에 남는다.

"변하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머무를 수밖에 없단다. 날개를 가지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기를 두려워한다면, 언제까지나 번데기 안에 머무를 수밖에 없단다."

"물론 아직 어릴 때는 좀 더 보호를 받아야 하겠지.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밖을 두려워하진 말려무나. 성체가된 뒤에는, 너를 둘러싼 고치를 찢고 나온 뒤에는, 너는 어디에든 갈 수 있고 어떤 꿈이든 꿀 수 있단다."

누구나 거쳐가는 10대 시절은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는 예민한 시기이기도 하고 크고 작은 고민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자유롭게 여러 질문들을 던지고 있는 이 책이 더욱 더 의미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당첨되셨습니다>는 10명의 작가들 각각의 독특한 시선으로 풀어낸 다양하고 기발한 이야기들을 책 한 권에 모아 놓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