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클래식
김호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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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문지방은 나에게는 너무 높다. 그렇게 클래식과 나 사이의 장벽은 점점 더 두터워졌다. 친해지려야 친해질 수 없는 느낌. 내가 알고있는 클래식에 관한 상식은 어린시절 피아노 학원을 다닐 때 배웠던 것과 음악시간에 주워들은 몇가지가 전부인 수준. 이 책은, 클래식을 모른다는 분들에게 '오늘부터 클래식'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그 모른다는 분들이 나여서, 나인것 같아서, 그리고 이런 제목을 갖고 있으니 쉽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기 시작했다.


책은 총 4장으로 나뉘어져있다. 1장은 콘서트홀에 대한 이야기, 2장은 유명 작곡가들에 대한 이야기, 3장은 이 책의 저자가 만나본 연주자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4장은 클래식에 관해 정말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내가 몰랐던 클래식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작곡가나 연주가들의 일화는 말할 것도 없고, 소리가 좋은 콘서트홀에 대한 이야기라거나 왼손을 위한 연주곡이라거나 지휘자가 도대체 뭘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지휘자가 진짜 뭘 하는건지 궁금했던 1인)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에릭 사티에 관한 부분이었다. '치통을 앓는 나이팅게일'처럼 이라니 도대체 어떤 느낌일지 상상도 안된다. 2줄짜리 악보를 840번 치라니. 840번이라고 들었을 때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생각도 안해봤는데 계속 읽다보니 이게 무려 18시간 정도 걸린다는 게 아닌가! 생각할 수록 너무 매력적이다.


책의 마지막 즈음에는 '왜 남성 작곡가뿐인가'라는 소제목이 붙은 부분이 있다. 거기에는 왜 남성 작곡가뿐인지, 그리고 당대에 음악적 재능이 무척이나 탁월했지만, 시대와 성별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제대로 작곡을 할 수 없었던 여성 작곡가 들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그 부분에 들어서야 문득, '그러게 한번쯤 들어봤다 싶은 작곡가들은 다 남자 뿐이네.' 하는 생각을 했다. 멘델스존 옆에는 멘델스존 못지않게 음악적 재능이 넘쳐 흐르던 누나가 있었다. 또한, 아홉살에 데뷔하여 열여덟살에 황제의 인정을 받았으나 결혼 후 그 재능을 조용히 포기한 슈만의 부인 클라라가 있었다고 한다.


클래식을 잘 알지 못해서, 어렵게 느껴져서 클래식 책을 잘 읽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라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는 것만 같다. QR코드로 음악을 듣고 그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는 것이 어찌나 재미있던지. 클래식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는 책이고 나 역시 이 책을 읽음으로써 클래식에 조금이나마 더 흥미를 갖게 된 것 같다.


**출판사를 통해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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