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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사라진다니 더 쓰고 싶다
강병융 지음 / 마음의숲 / 2022년 4월
평점 :

세태를 풍자하는 날카로운 시선과 독특한 소재의 활용으로 자신만의 독자층을 탄탄히 쌓아온 소설가 강병융. 그의 이번 산문은 한국인에게 낯선 ‘슬로베니아’라는 환경에서 내딛는 발걸음으로부터 뻗어 나가며 전작보다 한층 더 솔직하고 단단해진 사유를 보여준다. 오후의 산책처럼 유쾌한 그의 문장에는 재미뿐만 아니라, 문학과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도 함께 깃들어 있다.
문학의 쓸모를 발굴하는, ‘샤페코엔시’ 같은 문학을 꿈꾸는 소설가의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샤페코엔시’가 무엇인지, 그의 이야기가 문학을 어떻게 소생시킬지는 책장을 넘겨봐야 알 일이다. 문학을 잊어버린 사람들에게 그의 목소리는 오랫동안 왕래가 끊겨 못내 그리웠던 옛 친구의 전화 한 통처럼 울리고 있다. 응답하지 않을 수 없게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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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독서도 그렇지 않을까요? 책을 정보 전달의 매체로 본다면 이제는 최고라고 할 수 없겠죠? 여흥거리라고 생각하면 역시 또 으뜸이라고 말하긴 힘들겠죠. 그럼에도, 자전거처럼 어떤 역할이 있지 않을까요?
p. 111
독서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 답한 부분이다. 독서가 왜 중요하냐는 질문에 다들 '문해력' 이나 '지식 습득'을 답하는데 이 책에서는 자전거처럼 온전하고 객관적인 목적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이고 어떤 역할이 존재한다고 해석한 것이 흥미로웠다. 내 생각과도 비슷하게 다가왔기에 이 부분부터 더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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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산문집도 조금씩 늘고 있지만 나는 산문을 자주 읽는 편은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책은 문학이 사라진다는 말이 깊게 박혀서 읽게 되었다. 아무래도 제목부터가 '문학이 사라진다니 더 쓰고 싶다'기에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룰 것이라 예상했는데, 역시 결국은 산문집인지 문학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그저 저자 강병융이라는 사람의 사람 사는 이야기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여유롭고, 문학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바쁘지 않은 시기에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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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좋아하는 사람, 문학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 문학의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 모두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단순히 문학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닌, '사람 사는 이야기'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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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