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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스탠드 ㅣ 꿈꾸는돌 32
추정경 지음 / 돌베개 / 2022년 7월
평점 :

“그래도 전부 이해되지는 않아요.”
“이해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일세. 함께했으니 됐네.”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대표인 목훈은 첨단 기술을 도입한 VR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프로그램을 테스트하던 중 해커 ‘반타 블랙’의 예상치 못한 개입으로 목훈과 팀원들은 위기를 맞는다. 그 와중에 의료용 재활 VR 프로그램을 구매하기로 한 병원의 함 회장은 목훈에게 실감 나는 멸치잡이 VR을 개발해 달라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주문을 한다. 까다로운 클라이언트인 함 회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애쓰던 목훈은 그 과정에서 뜻밖에 평생 원망하던 아버지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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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훈은 VR에 현장의 눈이 필요한 이유를 깨달았다.
p.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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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 속에 바다 냄새가 실려 있었다. 오래전 그들이 소년이었듯 이 늙은 에베레스트 또한 어린 바다였음을, 그 산 아래 서고 나서야 이해했다.
p. 196
어쩌면 보호자분도 마찬가지 아닐까. 내가 우리 엄마, 아빠의 위치가 되어보기 전까진 결코 그 마음을 모르는 것처럼, 할머니, 할아버지의 위치가 되어보기 전까진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이 책은 이런 걸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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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처음 봤을 때, understand (이해하다)를 under (아래) 와 stand (서다)로 나누어 보았다는 해석이 생소했다. 한편 책 소개를 읽고 나니, 이해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시선으로 시선을 내려 아래에 서서 이해한다는 뜻이 담겨 있나 추측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조금 알 것 같다. 상대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상대의 입장에 서서 본다면 이해하는 것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게 현대 사회에 가장 필요한 인간관계 속 덕목이 아닐까? 이 책은 이해에 대한 이야기이다. 추정경 저자분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해의 정의라고 했는데 그 분의 시선을 조금 알 것 같았다.
사실 이 책 초반을 읽을 때는 블랙코미디 느낌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잔잔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왜 청소년 대상 도서인지는 알겠지만 성인에게 더 잘 맞을 느낌이다. 보호자분에 대한 이해를 다루고 있다보니, 성인에게도 잘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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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