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그린이네 문학책장
남유하 외 지음 / 그린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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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다채로운 문학 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그린이네 문학책장’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이라 한다. 이 책은 SF 앤솔러지로,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 다른 행성을 자유롭게 오가는 미래 시점의 청소년들을 그리고 있다.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활발하게 창작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다섯 명의 여성 작가가 작품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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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좋아한다고 날 함부로 대해도 되는 건 아니야."

위험한 페르소나 - p. 178

포타에게는 당황스럽고 황당한 말이었겠지만 나는 통쾌했던 장면이다. 요즘 자주 쓰이는 단어인 '가스라이팅'을 다룬 작품이라 읽으면서 사실 많이 답답했는데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가스라이팅을 청소년의 시점으로 풀어낸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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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편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야기들의 공통점을 하나 찾아냈다. 어떠한 형태이건 '사랑'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메타버스 연애에서의 탈출(=진짜 연애의 시작!), 동료를 지키는 마음, 지구인을 좋아하게 된 아메바리안, 아동학대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이들과의 일상생활을 만드는 성장 과정, 상대를 향한 가스라이팅이 그 구성이다.

나는 '탈출'과 '아메바리안'이 가장 인상깊게 남았다. '보호관찰봇 리베라'도 기억에 남았는데 리베라 이야기는 아동학대 이야기이다 보니 내가 몇 번 다룬 적 있는 주제라 넘어가도록 하겠다. '탈출'은 최근 유명한 소재 중 하나인 '메타버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메타버스 속 연애를 마냥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기보다는 청소년들의 사랑의 자유를 되찾게 한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작가의 말에서 '다음번에는 탈출을 택하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도 그려내고 싶다'는 말이 반가웠다. '아메바리안'은 워낙 재밌게 읽어서 기억에 남았다. 슬라임같은 본체에 인간 형태의 외피라니, 그런 상상을 어떻게 하게 된 것인지 궁금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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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SF 단편집이다 보니 SF를 접하고 싶은 청소년에게 제일 추천한다. 하지만 이 책이 다루는 주제가 생각할 거리를 조금씩 남겨놓는다고 생각하기에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읽어보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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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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