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 이어령 대화록 1
이어령 지음, 김태완 엮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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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故 이병철 회장은 죽음과 대면했을 때, 가톨릭 신부님에게 종교와 신과 죽음에 대한 스물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2021년, 지독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한국의 대표 지성 이어령이 그 스물네 가지 질문에 대해 신부님과 다른 입장에서 답한다.

이 책은 현재 출간 중인, 총 20권에 이르는 시리즈 『이어령 대화록』의 제1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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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이어령은 너무나 유명하신 분이다. 하지만 나는 이름만 몇 번 들어본 분에 불과했고, 그래서 정보를 조금 찾아봤다.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육자, 정치인, 사회기관단체인이자 관료로서 전 문화부장관이자 시인, 소설가이자 기호학자라고 한다. 왜 유명한 지 알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많은 분야에서 본인의 흔적을 남긴 분이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죽음을 대하는 관점을 알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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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목사님이, 예수님께서 "사람은 떡만으로는 살지 못하느니라"라고 하자 시골 할머니가 그랬다잖아요. "별 싱거운 소리 다 듣겠네. 당연하지, 떡만 먹고 어떻게 살아. 밥을 먹어야지." 여기서 이 '떡'이라는 번역이 오역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입니다.

p. 39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사실 좀 우스갯소리처럼 보여서 기억에 남은 것도 있다..ㅋㅋㅋ

성경을 번역할 때, 아무래도 한국의 문화나 사상과는 다른 문화의 종교를 옮겨 오는 과정이라 오역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사람들이 식전 기도할 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는 말을 하던데 그 말에서조차도 오역이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문화권이 다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빵과 떡이 형태가 비슷해서 번역했으나 의미만으로 보자면 밥이 더 맞는다는, 오역된 이유를 함께 알고 나니 재밌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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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 낱말이다.

옛날 로마에서는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 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외치게 했다고 한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 이런 의미에서 생겨난 풍습이라고 한다.

위 내용은 위키백과에 나온 '메멘토 모리'의 사전적 의미이다. 나 또한 위 의미로 알고 있었고, 너무나 유명한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죽음에 대한 철학적 사상을 다룬 책일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그 추측은 그리 틀린 것은 아니긴 했다. 하지만 내 생각보다는, 죽음보다는 종교(특히 카톨릭)에 관련된 이야기를 다룬 책이었다. 그래서 나는 무교인지라 이 책이 내게 잘 다가오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고민을 했는데 다행히 무교여도 충분히 공감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故 이병철 회장의 질문과 성경 구절을 통해 종교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흥미로웠다. 재미 삼아 몇 번 읽었던 신/구 성경도 떠올리며 읽으니 그 때 읽었던 이 구절이 이런 뜻이었겠구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이 책에 따르면 성경도 완전할 수는 없고, 신의 말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로 나타낸 것이고, 이를 또 다양한 언어로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의미를 추측하는 것이 다라고 한다. 나는 그 말에 어쩌면 종교도 세상의 진리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세상의 진리를 이해하는 것도 타인의, 다른 생물의, 신의 이야기를 자신이 최대한 이해하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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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여기서 성경 구절을 많이 인용하면서 교회에 다니면 잘 이해할만한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나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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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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