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브레스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3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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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미스터리 작품은 영미문학과는 다른 묘미가 있다. 서늘한 이미지가 주는 긴장감은 더욱 떨리는 느낌이 들고, 한적한 풍경에서 오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쓸쓸한 파문을 일으킨다. 올겨울은 따뜻할 거라는 희망을 품고 남았던 진홍가슴새는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노르웨이의 국민작가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이자 오슬로 3부작중 첫 번째 작품인 [레드브레스트]는 바야흐로 새천년이 시작되려는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봄이 오기까지의 현시대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의 과거를 빠르게 넘나드는 전개 속에, 노르웨이의 슬픈 역사를 담았다.

 

현재, 시한부 진단을 받은 한 노인이 있다. 인생의 커다란 숙제를 안고 있는 듯, 남은 시간 동안 할 일을 계획하며 분주히 움직이는 중인데, 그가 지닌 과거의 비밀과 진실은 무엇인지 최종목표는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대한 미스터리가 중심축이다. 해리 홀레는 어떤 일로 인해 국가정보국에 몸담게 되고 무기 밀매 사건을 추적하던 중 운명의 여인 라켈을 만난다. 한편 노르웨이에는 신나치단체가 사회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과거, 레닌그라드 전장에는 SS대원으로 복무중인 노르웨이 청년들이 있었다. 연일 총탄이 퍼붓는 혹한의 나날들, 전우애도 싹트지만 신경쇠약에 걸릴 수밖에 없는 곳에서 전투를 벌이다 각각 흩어지게 되는데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병원으로 이송된 한 병사는 그곳의 간호사와 사랑에 빠진다. 본명보다는 우리아라 불리기를 원했던 인물. 과연 그는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전장에서 부하들을 아끼고 나라를 사랑했던 우리아란 인물은 성경에서 의리와 신뢰, 충직의 대명사다.

밧세바가 다윗 왕과 불륜 관계를 맺고 임신하자 다윗은 그 흔적을 감추기 위해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소환해 그의 집으로 보내어 밧세바와 동침시킴으로써 자기 죄를 숨기려 했다. 충직한 군인이었던 우리아가 전쟁 중인 동료들을 생각하며 이를 거절하자 다윗은 요압에게 특명을 내려 우리아를 맹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최전선에 내보내어 그를 죽게 했다. 우리아가 전사하자 다윗은 밧세바를 자기 아내로 삼았다.’

 

해리 홀레는 전쟁에서 살아남은 노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모두를 심판하려는 자가 등장했다. 진홍가슴새를 닮은 남자 우리아는 갈구하던 것을 얻을 수 있을는지. 전쟁을 치르고 나면 온갖 상처가 남기 마련이다. 역사에도, 사회에도, 문화에도, 인간에게도. 특히 전투를 직접 겪은 사람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분 앞에 어떤 행위는 죄가 되고 어떤 사람은 영웅이 되고, 어떤 사람은 매국노라는 딱지가 씌워져 버린다. 전쟁의 승자와 패자가 바뀌었더라면 그들의 운명 또한 달라졌으리라. 스스로 원한 싸움도 아니었건만. , 아이러니하면서도 서글픈 현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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