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맨 이스케이프 Escape 2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최필원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크라임 스릴러 작가 ‘로버트 크레이스Robert Crais’가 창조한 막강 캐릭터 ‘조 파이크Joe Pike’를 앞세운 첫 번째 작품은 [워치맨 Watchman]이다. 물론 오리지널 캐릭터인 탐정 ‘엘비스 콜Elvis Cole’의 친구로 등장했던 [L.A. 레퀴엠 L.A. Requiem]에서도 파이크의 존재감은 대단했지만, 극강의 카리스마를 충분히 보여주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기에 반가운 주연 등극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벗지 않는 짙은 선글라스,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입을 열지 않는 절대적인 침묵, 강인한 어깨에 새겨진 빨간 화살표 문신. 그를 상징하는 모든 것들이 강렬한 아우라를 발휘하고 있다. 한마디로 멋진 남성의 표상이다. 그러나 거친 외양과는 달리 누구보다 인간적인 온정을 지니고 있다는 점 또한 독자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요소다. 어두운 선글라스 속에 숨어있는 파란 눈동자의 깊이에 매료되어버린 극소수의 사람들 틈에 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인물 조 파이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저자의 입장에서 당연한 수순이었으리라.


엘비스 콜과 조 파이크는 잘 어울리는 파트너이기는 해도 서로에 대한 존중 또한 확실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시너지가 도출되는 걸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과거 경찰 시절 존경했던 선임경관 버드 플린에게서 한 젊은 여자를 보호해달라는 의뢰를 받은 조 파이크의 스릴 넘치는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내로라하는 집안의 상속녀 라킨 바클리가 한밤중 일으킨 교통사고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기에 킬러들이 그녀를 집요하게 노리는 것인지, 파이크의 경찰 본능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법무부에서 제공한 안전가옥이 금세 습격당한다는 건 내부의 적이 있다는 이야기. 믿을 사람은 동료인 엘비스 콜밖에 없다. 라킨의 반항적인 면모를 보며 파이크는 어릴 적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자신의 아픔과도 같은 동질감을 느끼고, 반드시 지켜주겠다는 열의를 불태운다. 경호원 노릇만으로는 끝이 나지 않는다. 원인을 직접 찾아서 근본적인 싹을 없애는 것만이 빠르고 완벽하게 일을 마무리 짓는 최선의 방법이다. 악은 응징해야 마땅한 것. 약자를 괴롭히는 놈들을 가장 증오하는 파이크에게 자비란 없다.


한편의 할리우드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스피드와 액션이 생생하게 폭발하는 작품이다. 조 파이크의 뒤만 쫓아다니면 안전이 보장될 것 같은 무한신뢰감이 생기는 가운데서도, 문제가 되는 돌발 상황이란 언제든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그리하여 결국 위기의 순간은 닥치고 말아 절체절명의 혈투가 벌어지는 결과를 맞이한다. 책을 손에서 놓기 힘들 정도로 흡입력 강하게 진행되지만 사건의 동기나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아쉬움은 있다. 조의 압도적인 기량에 악의 무리는 들러리 정도의 역할밖에 못하고 밀려나버리는 설정도 맥이 빠지는 부분이다. 도대체 킬러가 왜 그리 많이 필요했던 걸까. 빈 건물에서는 무슨 일을 벌였던 것인가. 아버지와 딸의 어이없는 돌출행동들은 뭐란 말인가. 그렇긴 해도 역시 우리 시대가 원하는 영웅을 통해 통쾌한 기분을 안겨주었으니 충분히 보상은 받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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