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당신들
이주옥 지음 / 수필과비평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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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가만히 들여다보다

2부 가끔 돌아보다

3부 눈물겹게 껴안다

4부 때때로 기억하다

5부 틈틈이 내다보다


  

이 책은 저자의 수필집이다. 수필집은 참 오랜만에 읽은 것 같다.

저자의 삶이 스며있는 수필집. 읽으면서 저자의 친정어머니가 새 집으로 이사하시는 부분이 공감되기도 했다. 얼마 전 시어머님도 시골집을 정리하고 아파트로 이사를 하셔서 그런 것 같다. 20년 넘게 드나들었던 나조차도 아쉽기도 했었다.

읽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책. 사소한 것들에 대한 감사와 사소함이 주는 편안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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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 목매지 말라”고 한 어느 학자를 향해 슬쩍 눈을 흘긴다. 사소한 것들이 늘어선 별일 없는 나날은 우리 생에 얼마나 잔잔하고 실팍한 근육인가. 매일 특별한 날을 기대하지 말라. 사는 중에 별일은 얼마나 자극적이고 통렬한 흔적을 남기던가 말이다. 어제 같은 오늘이 걸쳐진 바지랑대에 햇살이 비추고 바람이 부는 속으로 공기처럼 떠다니는 내 곁의 것들을 덤덤하게 보내고 맞이하는 나날, 그 속에서 무심히 호흡하고 웃으며 온전히 감사하는 삶, 그것이 곁에 머무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p.58



당신이란, 한없이 정중하고 다정하기도 하지만 또 한없이 천박해지기도 한 다소 요망한 단어일까. 당신은 곱기도 하고 밉기도 하다. 때론 가장 가깝기도 하고 가장 멀기도 하다. 더없이 가까운 당신이기에 또한 낯선 타인이 될 수도 있는 예민한 ‘당신’, 너무 가까워서 뭉개지고 또는 너무 멀어서 참혹해지는 이름이다. 하지만 순식간에 격하되며 관계의 반전을 주기에 또한 당신은 맛깔스럽기도 하다. 머물다 차갑게 떠나가고 또다시 뭉실하게 다가드는 나의 당신들을 통해 삶의 자락은 가끔 향기롭고 가끔 춥다. p.74



포옹의 이미지는 부드럽고 따뜻하다. 진심과 친밀이 함께하는 몸의 언어다. 아우르고 보듬는다는 의미다. (....) 누군가를 껴안는다는 것, 비단 몸뿐만이 아니라 생각과 행위까지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보듬어 주는 포옹이면 얼마나 따뜻하고 힘이 되는 응원일까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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