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딜레마
B. A. 패리스 지음, 김은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5월

애덤과 리비아는 고등학생 때 아이를 갖게 되어 결혼을 하게 된다. 리비아의 부모님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딸 리비아와의 연락을 끊게 된다. 애덤과 리비아는 제대로 결혼식을 치르지 못해 리비아의 마흔 살 생일을 맞아 성대한 파티를 열기로 한다. 그들에게는 아들 조시, 딸 마니가 있는데, 홍콩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 마니는 엄마 몰래 깜짝 방문을 하기로 아빠에게 미리 말해뒀다. 하지만 리비아의 생일 파티를 앞두고 애덤과 리비아는 마니와 관련된 중대한 사실을 알게 되고 이 비밀을 서로에게 알려야 할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이 비밀을 숨겨야 할까? 아니면 알려야 할까?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습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생각해 봤다. 어느 쪽을 택하는 게 나을까? 처음에는 그냥 말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가 더 읽고 나서는 애덤과 리비아의 생각이나 행동이 조금 이해가 갔다. 나라도 힘들었을 것 같다.

애덤과 리비아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읽을수록 숨죽이며 읽게 만든다.

나도 같은 딜레마에 빠져들게 만든 책.

심리스릴러 소설인데 추리소설 좋아하는 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 상황에 놓여 봐야 알 수 있을런지...

테라스에서 남편과 함께 사람들이 오길 기다릴 때 묘한 순간이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 할 일도 없는 일종의 공백 같은 순간. 남편과 내가 할 말이 없어진 순간. 마치 세상이 움직임을 멈추고, 우리 두사람이 시간 속에 매달려 세상이 다시 돌아가길 기다리는 듯했던 순간. p.201

아버지는 만일 누군가가 나쁜 행동을 했는데 좋은 의도로 그랬다면,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어요? p.288

남편은 내가 무엇보다 파티를 열고 싶은 마음에 그 사실을 6주 동안이나 비밀로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나는 또 다른 거짓말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이 혐오스럽다.(...) 안 그래도 감정이 격해질 텐데. 피눈물을 삼키며 사실을 털어놓으려는 남편에게 이미 다 안다고 말하여 상황을 더 악화시킬 필요가 있을까? p.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