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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세계
신동엽 지음 / 부크크(bookk) / 2020년 10월
평점 :
기억을 잃고 무인도에서 깨어난 남자. 그는 자신이 누구이고 왜 무인도에 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와 함께 무인도에 있는 조희지와 집 한 채를 발견하고 들어가는데 두 개의 방문에 ‘오은우’와 ‘조희지’라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그들이 무인도에 오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일을 꾸민 디스맨의 쪽지를 보게 된다. 이곳은 현실세계와 완벽히 똑같은 물리법칙이 적용된 꿈의 세계라는 것. ‘나란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을 찾아서 맞히라는 것. 정답을 맞히게 되면 희지가 쓰고 있는 최후의 세계로 보내주고, 맞히지 못한다면 영원히 소멸하여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의 쪽지였다. 기억을 잃은 은우와 공상과학 소설 지망생 희지는 나란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 있을까?
미래에 과학이 점점 발전하다가 정점에 도달해서, 더 이상 발전할 과학이 없는 세계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계야, 과학의 정점에 도달해서 인간이 신이 되는 세계를 소설로 쓰고 싶어. p.19
기억을 원하는 대로 바꾼다면? 뇌를 바꾼다면 말이야. 더는 나란 존재의 가치가 없어져 버려. 결국, 최후의 세계를 상상하다가 ‘나란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에 블랙홀처럼 빠져버리게 됐어. p.21
결정론이 옳다면 우리 삶의 가치가 있을까? 모든 미래가 정해져 있다면 꼭두각시 인형과 다를 바 없잖아. (...) 결정론과 자유의지는 서로 공존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결국 결정론이 옳다면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다고 봐야해. p58
때로는 진실보다 믿음이 더 위대한 것 같아. p.116
얇은 책이지만 내용은 결코 얇지 않은 책이었다.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인데 나도 어느새 은우와 희지와 함께 ‘나란 존재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뒷부분에서는 상상도 못한 일들이 벌어져서 저자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하고 많이 놀랐다.
SF소설인 줄 알았는데 철학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서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나는 정해진 운명, 결정론을 믿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운명은 거스를 수 없는 걸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 결정론이 옳다면 너무 슬프지 않을까?, 너무 허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철학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조금 어렵긴 했지만 매우 흥미롭게 읽은 책.
과학의 발전이 주는 선물은 행복과 함께 때로는 경이롭기까지 하지. 하지만 금방 익숙해진다는 게 문제야.(...) 행복은 단지 과학의 수준 차이에서 오는 것일까? 아니면 과학의 발전을 경험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일까? p.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