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겨울
아들린 디외도네 지음, 박경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라는 소녀가 동생의 순수한 미소를 되찾기 위해 세상과 싸우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우아하고도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이 성장소설은 벨기에 작가 아들린 디외도네의 데뷔작으로, 프랑스에서만 30만 부 가까이 판매되었으며 영화화 또한 예정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책소개 중에서

원제는 진짜 삶(La vraie vie)
이 책은 다 읽은 후에 다시 또 한번 읽어봤다. 한동안 먹먹한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 주인공 '나'인 열살 소녀의 이름은 이야기에서 끝내 나오지 않는다. 소녀는 4살 터울의 남동생 '질'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 질도 누나를 잘 따랐다.
소녀의 아버지는 사냥을 좋아하고 폭력적이다. 폭력적인 가정에서 남매는 공포를 느꼈고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할때마다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 어머니를 '아메바'같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정원을 가꾸고 염소들을 돌보는 것에 집착했다.
'나'는 질을 웃게 하기 위해선 그애만을 위한 '쇼'를 해 보이곤 했다. 낡은 양말로 인형을 만들고 우스운 이야기도 지어내고 간지럼을 태우기도 했다. 질의 웃음은 모든 상처를 치유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트럭 할아버지 사건으로 질은 웃지 않았고 점점 변해갔다. 악으로부터 질을 구해내고, 다시 웃는 질의 모습을 보기 위해 '나'는 시간여행'을 생각해내고 수학과 과학에 두각을 드러내고 열정을 쏟는다.

◇ 질은 여섯 살, 나는 열 살이었다. (...)나는 어머니와도 같은 너그러움으로 질을 사랑했다. 그 애를 이끌고, 내가 아는 모든 것을 가르쳐 주었다. 누나로서 당연한 일이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순수한 사랑이었다.
아무것도 돌려받고자 하지 않는 사랑, 파괴될 수 없는 사랑.

◇ 7월이었지만 내게는 겨울보다 더욱 검고 더욱 차가운 밤이었다

◇ ''우린 과거로 돌아가야만 해요. 그게 유일한 방법이에요.''

◇ ''오늘 네 얼굴은 무척 단호했단다. 다만... 계속 싸워라. 미안해, 나는 요정이 아니야. 그래도 넌, 넌 특별하단다, 꼬마 아가씨''

◇ 나는 먹잇감이 아니었다. 포식자도 아니었다. 나는 나였고, 파괴될 수 없었다.

◇ 어머니의 삶은 실패했다. 성공한 삶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지, 그게 무엇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웃음 없는 삶, 선택없는 삶, 그리고 사랑 없는 삶이 망가진 삶이라는 것은 잘 알았다.

● 폭력은 언제나 비극적이다. 어머니는 인생을 놓아버리고 살아야했고, 사랑받고 자라나야 하는 어린 아이들은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해 공포를 느끼고 자란다. 그리고 자신을 지키는 방법들을 터득한다.
가슴이 아팠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사랑받고 싶었을까? 얼마나 슬펐을까?
마지막에 '진짜 삶'을 살기 위해 그럴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선택... 특별했던 어린 소녀 '나'를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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