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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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식당 엔푸쿠테이에서 일하고 있는 후지마루는 T대 자연과학부 B관에서 '애기장대 식물'을 연구하는 모토무라를 좋아하게 된다. 그래서 음식배달을 할때마다 점점 식물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모토무라에게 고백을 하지만 모토무라에게서 고백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된다. 모토무라는 사랑 대신 식물을 선택했다. 후지마루의 사랑의 라이벌은 식물이었다.
과연 후지마루의 사랑은 결실을 맺을지, 모토무라의 연구는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하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 ''그래서 저는 식물을 선택했어요. 사랑 없는 세계를 사는 식물 연구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누구하고든 만나서 사귀는 일은 할 수 없고, 안 할 거에요''

☆ 뇌도 신경도 없는 식물은 사랑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사랑 같은 게 없어도 빛과 물만 있으면 그것을 식량으로 하여 얼마든지 성장하고 살아갈 수 있다. 먹을 것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과는 '산다'는 것의 의미가 전혀 다른 것 같다.

■ 이 책은 등장인물들의 묘사나 대화가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주인공 후지마루의 순수함과 모토무라의 열정이 멋지기도 했지만 읽는 내맘을 애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식물에 관한 내용과 어려운 과학 용어들이 나올땐 당황하기도 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 수학이고 그 다음이 화학, 과학이었기 때문이다;;
옮긴이는 번역을 하기 위해 유전학의 개념을 공부했다고 한다.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뭉클함과 가슴 따뜻함을 느꼈던 책.

■ 난 식물 기르는 법도 서툴러서 화분을 살때마다 잘 안죽는 것들 위주로 사곤 했는데도 이상하게 다들 누런 얼굴을 하다가 썩거나 말라버리곤 했다. 그래서 지금은 몇개 없는데 작년에 아는 언니가 준 스투키는 귀여운 싹을 틔우고 잘 자라고 있다. 몇년전 처럼 또 물을 많이 줘서 죽어버릴까봐 조금씩 주면서 키우고 있다.

■ 식물에 관해 생소한 부분도 있었지만 흔히 그냥 무심히 지나쳤었던 식물들을 다시 보게 되는 것 같다.
식물을 좋아하는 이들은 좀 더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잘 모르는 이들은 조금 지루할 수도 있지만 식물의 세계에 궁금증을 갖고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도 느끼게 될 것 같다.

■ 어쩌면 사랑없는 세계는 삭막하고 외로워 보이지만 사랑이 필요한 세계보다 조금은 행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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