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에서 만나요
이유리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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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좋은곳에서 만나요

✍ 작가 :이유리

📚 출판사 :안온

📕 총 페이지 :296페이지

📖 한 챕터를 다 읽을 때마다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휘몰아쳤다. 며칠의 시간을 책에 푹 빠져서 읽어내려가며 다음 이야기는 어떤 존재가 나올까? 앞의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 것일까? 남은 장수가 얼마 안 남았을 때 여기서 이야기를 끝내기에 너무 아쉽다고 생각하는 나를 발견했다.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서 이제 다들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덮었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사는 사람은 어쩌면 그 사람과 평생 같이 살고 있지 않을까?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지금 우리 주변에도 나를 그리워했거나 나에게 감정을 가진 어떤 존재가 내 곁에 같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정말 그렇다면 영원하다는 것이 있지 않을까? 정리할 수 없는 다양한 생각들이 내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그저 다들 후회하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여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좋은 곳에서 만나요>는 연작소설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장의 제목은 오리배, 심야의 질주, 세상의 끝, 아홉 번의 생, 영원의 소녀, 이 세계의 개발자이다. 각각의 챕터는 서로 간에 연결점이 존재한다. 잘 찾아서 읽어보도록 하자.

각 챕터를 읽으면서 떠오르는 키워드와 간략하게 리뷰를 작성하려고 한다.

오리배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가족’. 어릴 적에 저수지에 있는 오리배를 구경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오리배에 타고 있으면 스스로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그렇게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지만 움직이는 것을 몰랐던 시절이 있다. 정작 오리배를 직접 경험해 본건 얼마 되지 않았다. 난 뒷좌석에 탔기에 직접 페달을 밟지는 않았고 뒤에서 페달 밟는 사람을 구경하고만 있었다. 석양이 지고 있는 시간이라 얼마 남지 않은 햇빛에 비치는 물의 색상은 금빛으로 뒤덮여 있었다. 오리배를 탔던 기억과 함께 책을 읽다보니 좀 깊게 오리배와 가족에게 빠져있었다. 오리배를 아직 타 보지 않으셨다면 한번쯤 타 보시길 권하고 싶다.

심야의 질주는 ‘남성의 고해’.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과 자신이 살아온 길에 대한 후회하는 삶의 이야기였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살아오며 만나온 다양한 선택의 길에서 이렇게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후회를 하며 살고 있다. 과거에 내가 결정한 선택을 지금 와서 바꾸는 방법은 없다.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선택했던 길을 묵묵히 살아가는 방법뿐이다. 그런데 이 선택했던 과거를 후회하고 있고, 그 후회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와 이어져 있다면 아직 당신에게는 기회가 남아있다. 단지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당신의 생각보다 짧을 수 있고, 당신의 지금 가지고 있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사람의 시간은 그보다 더 짧을 수 있다. 누구나 딱 한 번 사는 인생이다. 지금부터라도 나 자신에게 떳떳하게 살아보자.

세상의 끝은 ‘짝사랑과 썸’. 그 오묘한 관계는 과연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두 개의 공통점을 보자면 역시 둘 다 사랑에 대해 표현 방식이다. 다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인지 서로 주고받는지 차이일 뿐이다. 살아가는 방식에 정답은 없다. 선택했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다면 계속 살아가면 되고, 그게 아니라면 거기까지면 된다. 누구도 당신이 이렇게 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선택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몫이다. 가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해서 마음이 굉장히 아프기도 하지만 해 줄 수 있는것도, 하나밖에 없어서 슬플뿐이다. 그저 다음에는 좋은 곳에서 좋은 관계로 다시 만나길 희망한다.

아홉 번의 생은 ‘동물과 식물의 거리’ 아홉 번의 길다면 길 수 있는 생을 사는 유명한 동물의 생을 쫓아가면서 사랑하는 방법을 보여 준다. 사랑이 이것이다라고 정의한다면 과연 이것은 사랑이 맞는걸까? 다른 단어와 다르게 사랑은 너무나 많은 것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단어이다. 사전에 있는 문장 한 줄만으로 설명하기에 버거운 이 단어는 종을 초월해서도 이루어지고, 시간도, 공간도, 넘나드는 힘을 가졌다. 말로 설명하는 방법도 쉽지 않고, 종류도 다양한 사랑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하면 된다. 고민하지 말고 사랑을 해 보자. 당신이 말로만 듣던 사랑과는 다른 숨겨져 있던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영원의 소녀는 ‘애증의 그 어딘가’,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을 사용하듯이 애정과 증오도 종이 한 장 정도의 차이일까? 애정으로 이루어진 관계가 어느 순간부터 미움이 쌓이게 되고 그게 증오로 변화하며 성장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게다가 애정이 크면 클수록 그에 상반되는 감정도 더 커지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애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잠시 증오의 감정이 애정보다 더 커져서 애정을 느끼지 못해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을 뿐이다.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애정이 더 커지는 시기가 오고 다시 애정이 가득한 관계로 돌아온다. 단지 그 시기가 언제인지가 중요할 따름이다. 내 감정을 깨닫는 그 시간을 너무 흐르게 하지 말자.

이 세계의 개발자는 ‘세상이란?’. 대망의 마지막 챕터로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사랑하자.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내가 살아가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없다면 세상도 없다.

그러니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세상과 한번 맞닿아보자. 세상도 너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다.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기를 바란다. 여유를 가지고 세상과 소통해보자. 자주 만날수록 별거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더욱 복잡해질 수 있지만 모든 건 내가 만들어가는 세상이니 본인이 좋아하는 방식대로, 원하는 대로 생각하며 살아가도록 하자.

마음에 와 닿은 생각과 나를 흔들어 놓은 감정들을 표현하고 싶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다. 감정이 너무 흘러넘쳐서 끊임없이 뭔가 쓰려고 하는걸 많이 추스렸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좋은 곳에서 만나요’를 직접 읽어보고, 당신의 생각도 풍성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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