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안에서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신유진 옮김 / 보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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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새벽부터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이 비추는 곳에 바위가 만든 작은 그늘 한 조각이 있다
여자아이가 태양을 피해 그늘에 자리를 잡는다
뒤를 이어서 뱀이 태양을 피해 그늘로 들어온다
그런데 이상하다
여자아이와 뱀은 도망치거나 물거나 하지 않고 서로 마주 보고 앉아 그늘을 나눈다
이후에 여러 동물들이 그늘로 들어오지만, 그들은 서로를 해치지도 않고 그늘을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지도 않는다
소녀와 동물들은 새로운 동물이 나타날 때마다 자세를 바꿔 자리를 마련해 주는데, 짧아지기도 하고 길어지기도 하는 그늘을 나누기 위한 다양한 몸짓들을 눈여겨서 살펴보면 감탄할 수 밖에 없다
그늘에 들어오고 싶어 한다면 내가 불편하더라도 누구든 자리를 내어주는 마음은 무엇인가?
그늘 안에서는 차별도 없고 모두가 평등하고 평화롭다
어쩌면 우리는 나의 그늘을 지키고 다른 이들이 침범하지 못하게 막는데 급급하면서 살고 있는게 아닐까?

새벽의 주황색으로 시작해서 아침과 한낮을 지나 저녁이 되어 보라색으로 변화하기까지의 과정을 뛰어난 색감으로 장면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고 있어서 플립북처럼 빠르게 넘겨보면 색의 다채로움을 잘 느낄 수 있다
색으로 빛을 표현하고 바위가 만들어낸 그림자의 위치와 길이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해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간결하지만 쨍한 색감으로 표현한 소녀와 동물들의 이야기는 갈등만 있고 화합은 없는 이 시대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마침내 뜨거운 태양이 사라지고 그늘에서 벗어나 서로를 살피는 그림책 속 동물들의 모습은 너무도 다정하다
공감과 연대의 가치를 발견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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