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는 즐겁다 - 세상과 통하는 유쾌한 한문 읽기
박은철 지음 / 뜨인돌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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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할아버지는 붓글씨를 쓰게 하시면서 '하늘 천(天)'자를 수도없이 쓰도록 하셨다. 한달 동안을 '하늘 천'자만 쓰다가 또 이어서 땅 지(地)를 그렇게 썼다. 8살짜리 사내아이에게는 그렇게 쓰는 한자가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한자에 대한 첫인상은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 같다.

실제로 한자에 대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어렵다, 복잡하다, 지루하다..가 아닐까?

하지만 이 책 '한자는 즐겁다'는 그런 생각을 확실히 바꾸어준다. 우선 만화로 되어 있어 읽기가 쉽다. 그러나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캐릭터 학습만화류가 아니다. 직접 펜으로 그려낸 만화속 등장인물들은 학교, 이웃, 사회 속에서 만나는 친숙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한 만화속 설명을 읽고 있다보면, 이것이 한자책인지, 역사책인지, 아니면 예술이나 상식을 다루고 있는 책인지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한자 하나 하나에대한 뜻 풀이는 물론이고, 한자 속에 숨겨진 여러 의미들과 그에 연결되어 있는 문화적, 역사적 이야깃거리들이 펼쳐진다. 그 이야기들을 읽어가다가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입담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시간가는줄 모르게 되었다.

요즘처럼, 영어가 중요하고, 한자는 교육과정에서 밀려나가고 있는 시대에 무슨 한자 공부를 이야기하는지 싶지만, 사실 한자에 대한 이해가 우리 말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해주고, 우리 말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가 결국은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로 이어진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초등학생들부터 성인들까지 모두에게 추천할만한 좋은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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