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
다비드 그로스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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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한 계기는 아주 단순했다.
한 눈에 쏙 들어오는 노오란 표지의 색감과 의미를 알 수 없는 독특한 제목 그리고 멘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이유였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은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공연을 보여주면서 주인공의 내면의 고통을 빗대어서 풀어낸 내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점점 읽다보니 더 심오한 내용이 숨겨져있었다.
그리고 책을 마저 다 읽어버리기전에 작가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검색을 했고 이 책을 쓴 그로스만 작가가 이스라엘 정부의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하는 평화운동가이자 그런 이스라엘의 현실을 책으로 옮겨 자신의 글이 세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작가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글이 세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찌보면 작가라는 업 안에서 충분히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말이지만 그것을 현실에서 자신의 작품 속에 녹여낼 수 있는 작가는 그로스만 작가이지 않을까?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는 도발레라는 코미디언의 무대가 막이 오르면서 내용을 진행한다.
중간 중간 그의 직업인 코미디언을 면모를 살려 웃음을 주지만 남에게 웃음을 주기만할뿐 정작 도발레 자신은 웃음을 줄수록 고통속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이 도발레의 고통속엔 우리가 모두 알고있지만, 알지 못하는 유대인의 고통스러운 역사와 이스라엘 현실에 대한 풍자가 들어있다.
유대인의 고통스러운 역사와 이스라엘의 현실을 코미디를 이용해 풍자하는 도발레의 모습이 마치 웃고있지만 웃을 수 없는 삐에로 같이 느껴졌다.
도발레는 왜 아비샤이에게 자신의 공연을 꼭 봐달라고한걸까?
이 책의 서술자인 아비샤이는 자신이 알고있지만 모른척 외면했던 진실과 정말 몰랐던 진실을 알게되면서 관객들이 야유를 보내며 하나 둘 자리를 뜨는중에 그의 고통을 외면함에 따른 죄책감과 그의 고통을 이해함으로써 애정이 담긴 목격자의 눈으로 그를 관찰하고 기록하기 시작한다.
거꾸로 뒤집힌 채로 공연을 하는 도발레의 모습은 그가 겪었던 학대와 멸시를 보여주는데 이를 아비샤이를 통해 과연 앞으로는 도발레가 똑바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되는걸까?
꼭 그렇게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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