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월의 딸기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윤미경 지음, 김동성 그림 / 다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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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이상했던 일천구백팔십년 오월의 딸기를 이야기하려합니다. “ 뒷표지입니다. 첫 표지부터 보여주지 않는 이유는 이 딸기들이 겪었을 마음들이 공감되었기 때문일겁니다. ”그냥 빨개진 딸기는 하나도 없데요. 추운 겨울을 견디면서 말캉말캉 달콤해진거레요. ” 그 해 5월 광주의 딸기가, 아니 사람들이, 역사가 지나온 혹독한 추위는 상상도 못 할 만큼 참혹했고 무자비했고 분노로 빨개 질 수밖에 없었죠.. 책을 받고 일주일 동안 내내 생각이 많을 수 밖에 없었어요. 윤미경 작가님의 이 무거운 주제를 풀어가는 관점에 놀랐고 통찰력과 역사의식에 놀라웠어요.물론 현장에서 항상 함께 하심을 페이스북에서 접할수 있었지만요. 김동성 작가님의 [넉점반 ] 주인공 소녀에게 반해있던 독자로서 다시 한번 감탄하느라 놀랐지만 중요한 것은 나의 기억속에 광주의 오월은 너무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어 어찌할바를 몰랐다는 겁니다.. 1980년대 초반 3월 끝 무렵 .갓 대학 에 입학해서 꿈으로 가득 차 딸기처럼 행복하고 귀여웠던 새내기는 오열 할 수 밖에 없었죠. “진짜예요. 이게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구요. 뻥치지마요. 믿을걸 믿으라고 해야지요. ” 사진 속 광주의 참혹함에 부정과 거부를 반복하다 속수무책으로 역사속으로 뛰어들었고 그 해 5월은 하루하루가 광주였어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거리에서 학교에서 “왜 찔렀지? 트럭에 싣고 어딜갔지?” “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노래를 불렀고 어깨동무를 하며 매운 최루탄 냄새속에 살았었죠.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그 때의 역사상황을 설명해 줄까요? 광주의 ’광‘자만 나와도 잡아가고 고문하던 시절,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죽어가던 시절을요.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던 시절은 항상 있었고 언제나 앞에서 싸우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네요., 광주 비디오를 보고 사진 가득 참혹한 모습에 오열하며 지냈었답니다. 내 인생의 8할은 바람이었다. 라고 말한 시인이 있었지만 내 20대부터 쭈욱 8할은 광주가 차지하고 있었고 이후의 인생에서도 항상 화두였었다구요. 그림책에서는 선명한 딸기밭과 죽음이 드리워진 딸기밭이 교차됩니다. 엄마 몰래 먹던 딸기를 혼자서 맘껏 먹게 된 그 해 오월 참으로 이상했었죠. “아침에도 점심에도,저녁에도,싱싱하고 탐스러운 딸기가 한 가득이에요. 너무너무 신나요” 라는 그림 위에 횃불을 든 시민들이 도로를 가득 채우고 걸어가고 버스 위에 태극기를 든 시 민군의 모습도 보이죠. 헬리콥터도 선명히 나옵니다. 외국 기자의 사진들속에서 보고 경악했던 사진들도 흑백의 그림책속의 그림이 되었네요. 책이 자꾸 저를 게을러지게 만드네요. 뒷장으로 넘어갈 수가 없어요. 문장은 너무도 단순한데.너무 단단하게 마음을 붙잡아 놓네요. 뒷장에서는 아이가 아빠에게 물어 봐요 .“ 아부지, 올 해 딸기는 참말로 이상하당께요?” “왜” “딸기가 단디,하나도 안 달아요” 아빠는 내 얼굴을 한참동안 바라보았어요. “올 해 딸기는...” 아빠는 먼 산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어요. “울음소리가 들어서 근갑다” 훅 하고 터지려는 눈물, 광주 망월동 묘역에 가서 사진들 들여다 보다 터지는 눈물이랄까요! 무릎이 푹 꺼지는 슬픔, 광주에 관한 소설들 읽으면서 느낀 자괴감들도 있어요 50대의 80년 5월의 광주가 너 지금 잘 살아가고 있니? 사람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한 걸음이라도 걷고 있지 라고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만나는 끝없는 행렬 “민주주의 만세! 시민은 도청으로, 계엄철폐!” 모두가 한 몸 한 마음이었던 광주의 행렬은 지금도 끓임없이 이어져 거대한 파도가 되었고 역사가 되었죠. 작은 도서관에 근무할 때 역사그림책을 모아모아 책장을 장식했었지요’ 역사 동화책에 한 켠, 그림책에 한 칸,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어주며 이야기를 풀어가면 먹머루빛 눈들이 동그래졌었죠. 꼭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을 써 주신 윤미경 작가님과 김동성 작가님께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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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문어 스콜라 창작 그림책 52
한연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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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문어 /한연진 그림책/ 위즈덤 하우스

 

[눈물문어] 책을 저녁에 받았는데 고이 책상 위에 올려놓고 새벽까지 기다렸답니다.

보고싶은 마음을 꾸욱 눌러서 택배 포장을 살포시 뜯어 펼쳐보니 표지에 나타나는 파란색 문어의 콧구멍 표정부터, 뒷 표지의 글귀마저 내 마음을 사로 잡아버렸죠.

 

내 마음처럼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날, 누구하나 내마음을 몰라주는 그런 날, 왈칵 터져버린 눈물방울이 눈물문어가 되어 나타났다.”

 

 


 

 

어쩌다 작가는 화나고 외롭고 답답하기만 마음 눈물들을 모아서 문어의 모습으로 만들어 낼수 있었을까요? 읽는 내내 기발한 착상과 상상력에 마음을 뺏겼죠.

글과 그림을 그린 한연진 작가는 세상의 모든 울보들을 응원한다고 했는데 현재의 나를 응원해주는 것 같아서 내리 3번을 읽어내려갔습니다.

 

 

아이는 펑펑 울고 있고 그 눈물 방울들이 모여 책 제목을 만들고 있는데 그 윗 부분에 모여있는 책상과 흩어진 색깔뭉치들, 거울과 빗이 있고 농구대가 있는 모습에 나름 무슨 이야긴지 머리를 굴리다가 쾅 닫히는 문소리가 들리는 것 같으면서 가슴이 쾅 닫힌 것 같았어요. 엄마일지, 싸운 형제지간 일지, 또는 주인공 아이가 닫은건지는 모르지만 누구하나 내 마음을 몰라주는 그런 날이었겠구나, 무슨 그딴 일로 울어, 이 세상엔 울어야 할 일이 쌔고 쌨는데 하면서

사소한 투정으로 받아들였던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아이 넷을 키우며 저도 그랬던 때가 많았네요.

문을 쾅 닫는 예전의 내아이들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했답니다. ! ! !

 

 

 

 

엉 엉 엉 우는 아이의 침대 바닥에 심각한 표정의 문어 얼굴이 보이더니 눈물들이 문어 다리들로 되어 버려요.

속상하지, 실컷 울어, 괜찮아

아이는 문어 품 안에서 흐어어엉 흐어어엉 하고 우느라 딸꾹질

까지 합니다. 그럴 때 있답니다. 어른이 다 되어서도요. 후후 !!

우는 윗 모습만 보이다가 이제야 빨간 양말까지 보이는 모습으로 무릎을 껴안고 있지요.

온전한 모습으로 말입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이 다 되어서 울고 싶은 사람도 참 많습니다.

작년 여름 뜨거운 7, 인생의 큰 변화와 실패감을 맛보며 제주도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막막하고 통곡하고 싶고, 지독한 불안감에 떨었던 그 시절에 눈물 문어를 만나고 싶었지요.

 

내 마음처럼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날, 누구하나 내마음을 몰라주는 그런 날, 왈칵 터져버린 눈물방울이 눈물문어가 되어 나타났다.”

 

마음도 몸도 망가지고 지친 상태에서 제주 올레길을 걸었답니다. 한달만에 사려니 숲길에서 펑펑 울던 어른의 모습과 흐어어엉 흐어어엉 통곡하는 아이의 우는 모습이 겹쳐져 느껴집니다.

 

[눈물바다] 라는 그림책에서 봤던 아이의 그렁그렁한 눈물바다를 경험하며 공감했듯이 왜 울었어라고 물어주고 공감해주는 문어 표정이 차암 좋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또는 곁에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이런 표정과 웃음으로 곁에 있어주고 싶었는데 그럭저럭 위로와 분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내왔구나! 내 스스로도 위로해주지 못하며 살아왔구나!

 

 

우리 아이들이 있는 곳곳에 눈물을 삼키지 말라고 다독여주는 눈물문어 같은 누군가가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김세실 [그림책 페어런팅]저자-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보이는 그림이 너무 좋았습니다.

. 시원하게 코를 풀고 시작해보자! 패앵

회복력, 탄력성, 자기표현, 그래! 이게 바로 그림책의 카타르시스지.

읽어 나가며 함께 울고 웃고 다시 시작해보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매력덩어리 그림책을 보는 재미라는거지!

우와 ! 무슨 이야기가 전개될까?

두근두근 거리게 만들어 버렸지요.

작가님의 이야기 풀어나가는 실력이 돋보이게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내 마음처럼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날누구하나 내마음을 몰라주는 그런 날왈칵 터져버린 눈물방울이 눈물문어가 되어 나타났다.”

 

 

아이의 웃음소리에 눈물문어는 작아지지만 아이는 커져갑니다.

 

그리고 발그레한 미소를 띄우며 눈물 문어를 방울방울로 만들어 날려 보냅니다.

 

 

 

 

뒷 표지와 앞 표지사이에는 달라진 것들이 있어요,

아이들과 한번 찾아보세요.

꼬르륵 소리와 함께 소진아, 밥먹자라는 소리가 들려오지요.

후후 소진이가 주인공이었네요,

 

 

 

이 책은 위즈덤하우스 그림책 워크숍 1기 출간작이라고 합니다.

한연진 작가는 엄마를 닮아 눈물이 많은 딸을 떠올리며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이는 속상한 일이 있으면 엉엉 울면서 방문을 닫고 들어가서는, 혼자 사부작거리다 아무일 없다는 듯이 슬쩍 방문을 열고 나오곤 했답니다. 아이 혼자서 재밌는 여행이라도 다녀온 걸까 싶었다네요. 어린이에게도 어른에게도 혼자서 감정을 쏟아내고 다독이는 시간이 필요할 테니, 속상한 마음을 씻어낼 수 있는 방법을 재밌는 이야기에 담아 건네면 좋겠다고 생각했답니다. 눈물이 방 한가득 차오를 때까지 울어도 괜찮다고 위로하고 싶었고, 문어라면 손이 많아서 왠지 눈물을 잘 닦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합니다.”

 

눈물문어를 읽다가 저도 같이 꼬르륵 배고파집니다.

제 곁에 있는 눈물 문어들을 작아지게 만들어 후후 하고 멀리 날려보내야겠지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눈물 문어의 웃음이 , 미소가, 격려의 말들이 필요하듯이 알아차리고 곁으로 다가가서 실컷 울어 , 다시 하면 돼 ! 라고 이야기 해 줄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어른이 된 후에도 눈물 문어 같은 사람이 옆에 있을 수 있도록 나 또한 그러한 사람이 되어야 겠지요. 열심히 노력해보면서 울보들한테 다정하게 읽어주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울고 싶은 어른들한테도 어깨동무하면서 읽어주고 싶은 그림책이었습니다.

 

# 눈물문어 # 한연진 # 내마음 # 위즈덤하우스 # 실컷 울어 # 다시하면 돼

 

 

 

 

 











" 내 마음처럼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날, 누구하나 내마음을 몰라주는 그런 날, 왈칵 터져버린 눈물방울이 눈물문어가 되어 나타났다."




"내 마음처럼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날, 누구하나 내마음을 몰라주는 그런 날, 왈칵 터져버린 눈물방울이 눈물문어가 되어 나타났다."









"자. 시원하게 코를 풀고 시작해보자! 패앵"

" 우리 아이들이 있는 곳곳에 눈물을 삼키지 말라고 다독여주는 눈물문어 같은 누군가가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김세실 [그림책 페어런팅]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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