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이의 뇌 - 뇌과학에서 찾아낸 4가지 양육 원칙
김붕년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아이의 뇌를 부모가 알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뇌의 기능이라 하면 이성적인 사고, 지식,학습 능력을 떠올린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기 위함이 아니다. 뇌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행복감을 느끼고 사회성을 키우는 등 성장의 모든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의 뇌에서 중요한 개념은 뇌의 신경가소성이다. 즉 뇌는 지속적인 신경자극과 외부 환경을 통해 변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자극과 환경을 제공하면 아이의 뇌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음을 뜻한다. 물론 어른의 뇌도 신경가소성이 있지만 말랑말랑하고 변화무쌍한 아이의 뇌에 비교할 것이 못된다.
흔히 인터넷 댓글을 보면 '유전적으로 타고 난 거다' vs' 아니다 후천적인 노력의 결과이다'라고 서로 아웅다웅한다.
이 책을 읽고 알게된 것은 유전자를 발현 시키는 스위치를 조절하는 환경 자극이 있다는 것이다. 즉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이 다가 아니라 유전자가 발현이 돼야 하는데 그 스위치를 켤 수 있는 환경 자극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부모가 뇌 과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아이 뇌 발달 자극에 도움이 되는 양육과 교육방식을 제공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아이에게 필요한 양육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
김붕년 교수님은 현재 서울대학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발달 뇌과학을 바탕으로 정서 및 행동 문제를 겪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탁월한 솔루션을 제시함으로 ADHD, 자폐 스펙트럼 등 발달장애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고 있다.
이 책에는 뇌 과학에 대한 내용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임상에서 효과 보았던 솔루션도 구체적으로 나와있으니 하나씩 실천해 보면 좋겠다.
김붕년 교수님는 12년 전에 아이의 책을 발간하였고 이번 책은 개정판이다. 개정이 되면서 12년간의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추가하여 내용이 업그레이드되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다양한 연구와 뇌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양육 원칙들을 알려준다.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게 다가오고 이해가 잘 된다. 부모가 왜 그렇게 아이에게 양육을 해야 하는지 그럴 때 아이의 뇌에서는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알게 되고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도 하게 된다.
이 책은 크게 part4로 구분된다.
Part1. 육아에 뇌 과학이 필요한 이유
Part2.세상을 향한 관점을 넓히는 생각 지능
Part3. 따뜻한 눈으로 타인을 보게 하는 정서 지능
Part4. 마음먹은 대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실행 지능
뇌 과학에서 찾아낸 4가지 양육 원칙
아이에게 편안하고 안정된 환경, 잘 먹고 잘 자고, 명상이나 복식호흡으로 정신 건강을 챙기며, 스킨쉽을 자주 하고 운동은 꾸준히 그리고 자연에서 노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것임은 알고 있다. 본문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인상 깊은 부분들이 워낙 많았지만 몇 가지를 적어본다면
- 사람은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가 돼야 행복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고요함을 지루하게 느끼면 행복을 느끼기가 어렵다고 한다. 아이가 조금만 조용해도 지루해 하며 게임이나 티비같은 자극적인 것을 찾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자연을 가까이하면 작은 변화를 감지하게 되고 작은 것에도 감동할 수 있는 뇌 회로가 만들어지는데 그것이 행복을 잘 느끼는 아이가 되게 한다. 사실 아이들이랑 캠핑 몇 번 갔다가 계속 심심하다고 하고 유튜브를 틀어달라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아이와 함께 자연을 감상하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 아이가 복식호흡만 시켜도 많이 안정된다고 한다. 억지로 깊게 들이마시게 하는 것보다는 손을 배 위에 올려두고 배가 나왔다 들어갔다 느끼면 된다고 한다. 명상 몇 번 시도한 적이 있다. 아이들이 진지한 분위기를 못 참고 자꾸 웃어서 포기했었는데 복식호흡을 먼저 시도하면 좋겠다.
-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은 아이가 세상을 긍정적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일화로 아버지가 장난감을 잔뜩 사주셨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세로토닌에 따라 다르다.
▶세로토닌 풍부한 아이 :"가지고놀 장난감이 이렇게나 많네, 하루에 한 가지씩 가지고 놀아야지"
▶ 세로토닌 부족한 아이 : "이 많은 장난감을 언제 다 가지고 놀아 피곤해 죽겠네"
같은 상황이어도 세로토닌의 양에 따라 비관적이고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너그럽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일에 어려움과 난관들이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아이가 된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우리 집도 첫 째와 둘째의 성격이 너무 다른데 타고난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내버려두기보다는 우리 아이의 세로토닌 신경망을 잘 발달시키도록 이 책에 나와있는 행복 스위치를 켜는 방법을 적용해봐야겠다.
- 요즘 사랑 호르몬 옥시토신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옥시토신은 도파민이나 세로토닌처럼 신경전달물질이 아니라 그 자체가 신경조절물질로써 뇌 기능 변화의 효과가 더 크다. 옥시토신 스프레이를 코에 뿌리는 방법도 있지만 눈을 마주 보며 얘기하기 , 스킨쉽 하기, 같이 식사하기 같이 운동하기 등으로도 분비가 된다.
- 수면에 대한 얘기도 다룬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시냅스 리모델링 과정이 일어나는데 수면 부족이 심한 경우 정신분열증도 올 수 있다고 한다. 청소년기 게임이나 폰 사용으로 수면 부족한 청소년들이 많다고 하는데 아이에게 핸드폰을 사주기 전에 저녁 시간 폰 사용에 대해서 대화하고 절제하도록 해야겠다.
- 아침식사가 중요한 이유는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제공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체온이 적정 수준으로 올라가야 뇌가 활발히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체온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단백질이라고 한다. 그러니 아침에 단백질을 잘 챙겨먹어야겠다.
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나니 책에 나와있는 방법들을 꾸준히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내 경우만 해도 아이의 눈을 따뜻하게 쳐다보며 얘기한 게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반성도 하게 된다.
또한 주의 집중력에도 3가지 유형이 있음을 알려준다.
아이가 산만한 것 같아서 걱정이신 분들은 우리 아이가 어떤 유형인지 확인해 보고 유형에 맞는 솔루션을 시도해보면 좋겠다.
상상력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피아노를 전혀 배워보지 않은 사람들을 상대로 한 연구였는데 한 팀은 피아노를 연습하고 한 팀은 피아노에 앉아서 연주를 하는 상상만 하며 음악을 들었다. 결과적으로는 두 그룹 다 뇌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한 점을 이용해 최근에서는 정신건강 문제를 상상력을 이용해 치료하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이의 낮아진 자존감을 높여주고 불안을 낮춰주고 상처받은 마음도 치유하게 해준다.
이 책에는 상상력을 통해 아이의 행복감과 만족감을 높이는 방법, 상상의 힘이 강한 아이가 되는 방법이 나와있다.
정서지능 챕터에서는 공감, 도덕성에 대한 내용과 요즘 청소년들이 많이 겪고 있는 우울증과 게임 중독에 대한 문제도 나온다. 사실 정서지능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억지로 아이에게 공감을 강요할 수도 없고 우울해하는 아이에게 이겨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감 능력은 어쩌면 부모인 나도 부족한 것 같다. 아이의 마음을 내가 잘 공감해 주고 있었나?하는 생각도 든다. 이 부분은 읽고 또 읽어야 할 것 같다.
과도한 경쟁과 평가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 대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으셔서 그런지 교수님의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나부터라도 자식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부모가 아닌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믿어줘야지 다시 한번 느낀다.
책에는 이 외에도 더 많은 내용이 있으며 구체적인 솔루션도 많다.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책이다. 주기적으로 읽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