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취업준비생인 '나'의 이야기와 우주비행사 고모가 보내온 편지가 교차하며 '현실과 환상'을 촘촘히 엮어낸 정한아 장편소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짜임새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와 흡입력 있는 묘사, 그 속에 담겨 있는 삶에 대한 통찰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애정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당선작이다.

언론사 입사시험에 번번이 낙방해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 '나.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막막함에 머리카락마저 한 움큼씩 빠지는 우울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나는 할머니로부터 깜짝 놀랄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십오 년 전 소식이 끊긴 고모가 미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가 되어 있다는 것.

그 동안 다른 식구들 몰래 할머니에게 보내온 고모의 편지에는 생경하기만 한 우주의 풍경과 우주비행사로서의 일상생활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미국으로 가 고모를 만나보고 오라는 할머니의 말에 나는 단짝친구 민이와 함께 플로리다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편지에 적혀 있던 주소 하나 달랑 들고 플로리다로 날아간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고모를 만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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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책이 얇은걸 보고 별로 기대를 품지 않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뭐 예상했던 대로 빅재미 빅감동 이런건 없었지만.. 그래도 앞서봤던 미스테리책들 보다는 훨씬 글의 짜임새나 읽기가 더 재밌고 쉬웠던 것 같다..
특히 편지를 써내려간 부분은 어쩌면 직접 보지않고도 이렇게 마치 본것처럼 달의부분 부분을 이런식으로 묘사할 수 있을까 싶었다.
처음엔 작가가 달에 관련된 여러서적을 읽고 발췌해서 쓴 글인줄 알았지만.. 뒷부분의 여러작가들의 후기나 작가의말 이런부분을 보고나서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부분임을 알고나서 꽤나 놀랐다..
솔찍히 처음엔 왜 편지를 썼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나중에 가서는 그게 의도적이었든 의도적이 아니었든 결국 고모가 죽고난 후에 편지가 오지 않는것에 대해 할머니가 불안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우리딸이 지금 달에 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만들어진 부분을 보고 다시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고모본인의 죽음 때문에 죽음을 감추기 위해 처음부터 계획하에 편지를 쓴건지 아니면 할머니에게 상상력이 풍부한 내용을 보내주기 위해 어렸을 때 엄마와 했던 사소한 약속 때문에 편지를 보내다 마지막엔 그 편지를 본인의 죽음을 감추기 위해 살짝 이용한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런부분들을 미루어 보아 정말 글의 짜임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엔 모든게 원위치로 돌아가고 은미가 기자보다는 일단 생활을 중시해 이대갈비에 들어가 일을 하는 부분도 마치 우리네 이야기 같아서 조금은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꿈을 포기하고 결국은 현실에 밀려 취업을 해 돈을 벌고 본인이 번 돈으로 책도 사고 필요한 물건도 사고 등등..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 끝난 후에 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빈화면에 커서만 깜박이도록 냅두고 글 한줄 못썼다는 부분이 또 새롭게 와닿았다..
현실에 밀려 취업은 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있는 꿈은 포기하지 못한채 뭐라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우리네 이야기 같지 않은가..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좀 아쉬웠던 부분은 찬이가 처음에는 고모의 전화를 무시하고 핸드폰을 던져서 부셔버리고 꺼지라고 욕을 하더니 갑자기 한줄만에 알바를 해서 해외통화비를 감당한다는 부분을 보고.. 좀 뭐랄까 급 결말이라고 해야되나..
왜 중간에 찬이의 마음이 움직이게 된 이유라던가 뭔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찬이는 욕을하고 바닥엔 부서진 핸드폰이 있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찬이는 알바를 하고 그 돈으로 해외통화비를 감당하며 나도 미국에 있는 대학에 갈 수 있을까? 라며 내게 물어왔다.”이게 뭔가.... 중간내용이 빠진거 같아서 이 부분이 조금은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책이 정말 굉장히 재밌다 라고는 못하겠지만(내용이 짧은것도 그 이유중에 하나.. 사실 이런책은 좀 길게 써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편지부분에 너무 자세한묘사를 하면서 모든 힘을 쏟아부은건지 편지부분은 정말 잘썻다는 느낌인데 그 외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든다.. ) 그냥 소소하게 읽을거리로는 괜찮았던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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