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 런치의 앗코짱 앗코짱 시리즈 1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YES”가 유일한 처세술이었던 미치코에게 찾아온 상사 앗코짱의 말도 안 되게 이상한 갑질!

여자들의 우정에 천착해온 작가로, 여자들의 따뜻한 우정뿐만 아니라 서늘한 관계까지 그려내며 다양한 여성캐릭터를 창조해온 유즈키 아사코의 소설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도서 출간 전 네이버에서 연재되었던 소설로, 2015년에는 《런치의 앗코짱》이라는 제목으로 드라마화 되어 NHK에서 방영되었다. 앗코짱과 미치코의 이야기를 담은 두 편의 소설과 각각 독립된 이야기인 다른 두 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작은 출판사 영업부의 파견사원으로 근무하는 23살 미치코. 첫 직장. 신입인 미치코의 유일한 처세술은 ‘YES’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런 미치코에게 어느 날 앗코 여사라 불리는 부장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다음 주 일주일 동안 내 도시락을 싸주지 않겠어?”

영업부 내 유일한 여자 정직원, 45세 독신, 떡 벌어진 어깨에 173센티미터의 키. 앗코라는 별칭을 가진 가수 와다 아키코를 닮은 카리스마 부장 구로카와 아쓰코의 제안이다. 앗코 여사를 마주할 때면 무서워서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인 미치코는 이번에도 “YES”라고 하고 만다.

아침에 미치코는 앗코의 책상 서랍에 도시락을 넣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가는 가게도, 메뉴도 항상 정해져 있는 앗코는 점심값과 가게 지도와 주문 메뉴를 쓴 종이를 미치코에게 준다. 이렇게 일주일 점심 코스와 도시락을 바꾸는 놀이를 시작하게 된 두 사람. 과연 앗코짱이 미치코에게 갑질을 하기 위해 점심 바꿔먹기 놀이를 하자고 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요일이 바뀔 때마다 하나 둘 풀려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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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때는 뭔가 싫은 느낌이 들었다.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싸라니? 이런 꼰대가 다 있어? 하는 느낌이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싸주는 대신에 미치코는 직장 상사의 점심 순회를 대신 하게 된다.
알고보니 도시락을 싸달라는 앗코 여사의 이야기는 괴롭히기 위해서 또는 본인을 위해 희생하라는 의미가 아니었다.
앗코여사는 겉으로는 티 안내려고 했지만 쓸쓸해 보이는 미치코를 위해 본인의 즐거움을 기꺼이 나눠준 거였다.
이야기가 하나 하나 진행될수록 힐링받는 느낌이 들었다.
심플한 음식들이었지만, 그 음식들은 음식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들이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미치코가 그들과 동화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책이 전부다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싸는 내용이 아니라 그녀들의 주변에 관한 이야기로 퍼져 나가다가 나중에는 스쳐 지나가는 인연 그리고 어쩌면 상관없을수도 있는 인연들의 이야기까지 나오지만 이야기 하나하나가 힐링되는 듯한 느낌의 일본 특유의 따뜻한 이야기 느낌이 나서 좋았다.
거기다 나는 이 책의 주인공이 미치코 인줄 알았다 제목만 봐도 부하가 주인공일것만 같은 이 책의 부제 앗코짱 시리즈 런치의 앗코짱이 당연히 부하 직원의 이름인줄 알았더니 의외로 앗코짱은 그 직장상사였다.
이 시리즈는 앞으로도 제목은 앗코짱 주변 인물의 눈으로 보여주는 듯한 제목과 이야기가 진행될런지 궁금해졌다.
의기소침하고 조용하고 어두운 미치코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아주 크게 성격이 막 활발해지고 밝아지고 이렇게 변하는 듯한 느낌은 아니지만 조금씩 조금씩 확실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새로운 사랑도 만나고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고 거기다 새로운 직장에서도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앗코짱을 만나면서 잘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새로운 직장에 가서도 앗코짱을 못잊고 좋아하고 생각했던 것도 그녀의 따뜻한 부분이 동했기 때문이 아닐까 거기다 새로운 직장에서의 문제도 간접적인 도움을 받아 원만하게 풀어내기도 했다.
나도 이런 직장상사가 있었다면 회사 생활이 조금은 즐거워 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상사를 만나는건 정말 큰 운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상사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잘못하면 혼이 나야 맞지만 잘잘못과 상관없이 인격모독적인 발언을 하는 못된 상사들을 만나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나도 앗코짱과 같은 좋은 상사를 만나고 싶어졌다.
점심을 제대로 먹고 다니라는 좋은 말을 나도 듣고 싶어졌다.
왠지 그런 사람과 함께라면 열정적으로 열심히 일 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부하의 아이디어를 뺏어가지 않고 밀어주는 상사라니 정말 멋있지 않은가
일본 특유의 감성적인 소설이기 때문에 이런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조금 힘들수도 있겠지만 나처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기엔 더없이 좋은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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