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소설은 역사가 주는 사유와 소설이 주는 주제의식을 아우러야 한다. 이 책은 독자를 한 쪽으로 끌고 가는 대신 독자로 하여금 생각을 하고 질문을 던지게끔 한다. 작가는 뭔가를 주장하지 않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쓰나미가 밀고 지나간 듯 묵직한 뭔가가 남는데 그것이 무언지 스스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시대그로부터 나를 느낄 수 있고, 그의 시대로부터 우리의 시대을 성찰할 수 있다. 시대가 가지는 문제의 본질은 그의 시대나 우리의 시대나 다를 것이 없다.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을까?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을까?" - 이와다의 독백에서 - 작가는 오경석의 인생을 따라가면서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거나 최소한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희망한 것 같다. 현대의 오경석이라면 이런 의문을 가지지 않았을까. 먼저 본 자의 사명 "매화는 만물이 추위에 떨고 있을 때 꽃을 피워 맨 먼저 봄을 알리는 식물이니라. 너와 어울릴 듯하구나." - 이상적과 경석의 대화에서 - 아..., 기독교 우리 근대사 속의 피해자이자 본의 아니게 개화의 장애물이 되어버린 기독교 우리의 눈을 가린 것은 과연 무엇이었나? 오경석이 가졌던 기묘한 희망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