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검증
가끔 어떤 모임에 말씀을 전하러 갈 때 믿음이 없이 오직 행사를 치르는 데 집중하는 사람들을 본다. 보통 그런 모임은 끊임없이 행사 순서와 그 행사의 의미를 강조한다. 그리고 말씀을 전하는 강사에게도 어떤 메시지를 해야 한다고 계속 주입한다. 말씀의 내용이 어떤 것이며, 어느 본문으로 말씀을 전할 것인지를 언제까지 알려주어야 한다고 재촉한다.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알기도 전에 하나님을 충분히 존중하기도 전에, 심지어 그런 것이 있는지조차 생각지도 않고 세상의 행사를 치르듯이 일을 진행하는 걸 보면 정말 답답하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을 나눈다면 보통은 싫어한다.
행사를 주관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기준과 목표가 있다. 물론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는 행사이다. 하지만 하나님을 존중함이 없으니 사람을 존중하지도 않는다. 사람이 일을 만들고, 성취한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게 무엇이고, 어떻게 일을 행하고 계시며, 일을 성취하시고 홀로 영광 받으실 것인지에 대한 안목이 없다. 단순히 안목이 없는 게 아니라 자신의 뜻으로 믿음 없이 일을 한다.
때로 믿음이 없는 행동은 아주 능동적이다. 오히려 이삭을 기다리는 믿음의 행동은 수동적이다. 하나님이 하시기 전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까. 심하게 적극적인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무섭다. 성령의 역사가 없다. 하나님의 일을 하나님이 하시지 않고 사람이 할 때 오는 그 답답함을 풀 길이 없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향한 경외와 존중이 없는 그 모습이 괴롭다.
믿음은 관계의 반영이다. 믿음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즉 믿음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 있는 내용이다. 관계가 친밀하고 좋으면 믿음도 깊다. 그러나 관계가 좋지 않으면 믿음도 좋지 않다. 하나님을 믿는 것을 관계 안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내 눈에 보이지 않고, 알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나 자신의 일방적인 마음의 내용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