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 수 있는 정진호의 비주얼씽킹 - 3분 안에 그리고, 3초 만에 공유하는 생각 정리 기술
정진호 지음 / 한빛미디어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비주얼씽킹(Visual Thinking)’은 글과 그림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정보를 요약해 공유하는 일종의 기술이다. 여기서 그림은 많은 시간과 정성이 담긴 예술로서의 그림이 아니라 사물이나 개념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 가능하면 노력을 덜 들이고 다른 사람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그림이다.
인류는 애초에 그림으로 서로 소통했다. 알타미라와 라스코의 동굴에는 인류 조상들의 삶과 소망이 담겨있는 벽화가 남아있고, 우리는 오늘날 그 그림을 통해 몇 만 년 전의 사람들과도 소통을 할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찾을 것 없이 고구려의 수렵도, 신라의 천마도 등을 통해서 우리 선조들의 생활 모습과 그들이 그림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그림의 역사는 문자의 역사보다 훨씬 길다.
또한, 인간은 본능적으로 글보다는 그림을 좋아한다. 아이가 자라서 연필 잡을 정도의 힘만 있으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그리며 낙서를 하기 시작한다. 방과 후에는 삼삼오오 모여서 칠판에 자기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즐거워한다. 글 밥이 많은 책보다는 그림책이나 만화책이 훨씬 재밌게 느껴지는 것도 인간의 뇌가 그림을 더 좋아하는 증거일 것이다.
어릴 땐 온종일 그림을 그려도 질리지 않을 만큼 그림 그리기가 재미있다. 그러나 조금 더 자라고 논리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갑자기 그림 그리는 재미를 잃어버리고 만다. ‘내 그림이 진짜와 비슷할까?’ ‘다른 사람이 내 그림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걱정이 늘어나면 그림 그리기가 두려워진다. 더구나 학교에 들어가 글자를 깨우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림보다는 글을 이용해 소통하고 배우게 되면 그림을 접할 기회는 더 없어진다.
텍스트 중심의 학습은 암기를 강조하고, 이러한 암기 중심의 학습은 학생들에게 공부는 재미없고, 힘든 것이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 컴퓨터가 없던 몇십 년 전만 해도 다양한 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을 우러러보고 그런 사람을 인재로 여겼다. 학교나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치르는 시험 역시 얼마나 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정도였다. 이러한 인지적, 언어지향적인 좌뇌 중심의 학습은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일단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된다. 극단적으로 좌뇌가 발달한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지나친 좌뇌형은 흔히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로 부르는 교감능력이 거의 없는 인간형이 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 자주 발생하는 끔찍한 사건 사고의 원인이 무엇일지 고민해 볼 일이다.
뇌 과학과 인지구조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좌뇌와 우뇌가 골고루 발달할 때 인간의 학습력과 표현력이 훨씬 좋아진다고 한다. 이러한 좌뇌와 우뇌 발달의 지름길이 바로 그림 그리기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우리의 뇌세포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며 쉬지 않고 빠르게 움직인다. 손이 움직이는 방향을 지시하고, 눈으로 보이는 것을 판단하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동시에 여러 가지 선택을 하게 된다.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손과 머리는 하나이기 때문에 손의 기능이 발달할수록 집중하고 생각하는 능력도 자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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