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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극장 - 막이 내리고 비로소 시작되는 아버지, 어머니의 인생 이야기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8년 1월
평점 :
한사람의 과거를 안다는게 어떤 의미일까......
이상하게도(?)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친한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과거가 궁금하다(누굴 만났느냐가 아닌/ 어떻게 살아왔는지!!!)
과연 저사람은(분)은 어떻게 학창시절을 보냈을까,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가 궁금해지는 것.
과거를 물어서 왜 그런 행동을 따진다는 의미는 전혀 없고!, 그냥 궁금하다
그 사람을 더 알고싶으면 당연히 궁금한거 아닐지
사회학자 노명우가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부모님의 인생을 돌아본다. 우리 근대사를 관통하던 시기에 살았던 부모님의 삶을 돌아보며, 부모님을 추억하고, 그들의 세대를 이해해보고자 한다. 단순히 부모님이라는 개인적 관찰에서 나아가 부모님으로 대변되는 그 시대 평범한 사람들로까지 확대해가며 그 시대 대한민국의 모습을 살펴본다.
박정희나 리승만은 조갑제 같은 분들이 기록을 남겨주지만, 우리 평범한 부모님의 기록은 자식들이 기록하지 않으면 세세하게 기억되기 힘들다는 이유도 한 몫!
평균이하 지식을 가졌던 평범한 가족의 성장사를 통해 시대상황을 살펴보고 더불어, 그시대 상황을 반영하던 당시 유행하던 영화속 모습을 설명하는 내내 곁들여 살펴본다(뒷편 색인보니 88편의 영화가 언급된 걸로 나온다!)
어느 시대를 사는 사람이나 부모가 물려준 (시대)유산과 씨름해야 한다. 는 말처럼 그 시대를 자세히 알 수록 역설적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를 생각해볼 여유를 갖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노명우씨는 <세상물정의 사회학>,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재밌게 읽고, 김제동의 < 걱정말아요, 그대>에서도 몇번 봐서 친근하게 느껴졌던 분인데, 이 책을 통해 돌아가신 부모님을 그리워하고, 그시대를 살펴보며, 부모님의 생활사를 자세히 설명해주는 모습에 정이 더 느껴졌다.
1966년생 노명우씨의 아버지,어머니는
1924년 태어난 노병욱, 1936년 태어난 김완숙이다. 1924년 공주에서 부터 1979년 박정희가 시해당할 때 까지 시/공간. 시대상황, 사조, 경제조건 등을 개인적 체험, 통계위주로 설명해준다.
일제시대에 태어나 만주에서 사진기술을 배워와 일제시대 학병을 끌려갔다가, 전쟁을 겪고, 사진을 안다는 이유로 미군부대 근처서 사진관을 통해 돈을 벌어 미군부대 옆에 클럽을 열어 달러를 모으며 살아가신 아버지와 식민지 시대 말기에 태어나 여자라는 이유로 학업을 접고, 집에서 덤 취급 받던 어머니가 전쟁통에 가정을 이루며 살아온 이야기
식민지시대의 보통학교, 그시대 성공하기 위한 조건, 만주로 떠나던 사람들, 한국전쟁, 전쟁이후의 한국남자/ 그 시대 여자들/ 교육관 / 미군부대/ 기지촌/ 양공주/ 다방/ 식모/ 공순이 등 다양한 한국 기층민중의 모습이 나온다.
왜 미국을 그렇게 흠모할 수 밖에 없는지. 이승복/ 이윤복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박근령이 전하던 청와대 시시콜콜 이야기는 어떻게 영햐을 미쳤을지.......
읽는 내내 유시민의 <한국현대사>와 같이 읽으면 시대생활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왜 우리 부모님들이 그렇게 본인들은 무학이면서, 자식들 교육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우리네 아버지들의 가부장적 권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전쟁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던지,
우리네 부모님들들 돈을 벌기 위해 어떤 조건속에서 고군분투 하셨던지,
박정희의 철저한 시대교육이 당시의 무지하고 평범한 부모들에게 어떻게 주입되었는지,,,,(식민지 시대 그대로!!!)
조금이나마 부모세대를(나의 할아버지/할머니 세대이긴 하지만)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고,
정말 6,70년대 여자들 고생 많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부모를 부모로서가 아니라 나 이전에 살았던 자연인으로서 이해하게된다면, 좀더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을 거 같다.
일주일 동안 우리부모님세대의 굴곡진 생활사를 듣다보니, 애잔하면서도 많은 점이 이해가 간 책으로
일독지수 ***** 추천!
P.S. 마지막 노명우씨의 혼혈 친구 미라는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