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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다시 왔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23
태미 사우어 지음, 댄 테일러 그림, 엄혜숙 옮김 / 국민서관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곰이 다시 왔어
아이들을 위한 책인데 왜 표지바탕이 검정색일까?
아마도 '친구' 혹은 '소중한 인연'을 표현하는 곰은
어두컴컴한 것만 같은 우리네 인생에서 가로등 빛처럼 환한 존재라는 것을
말해주려는 것일까

어느날 혼자 있고 싶어하는 소년에게 커다란 곰이 찾아온다.
불현듯 찾아온 곰이 반가울 리 없는 소년은 곰을 "저리가!"라며 모질게 내쫓는다.
그러나 곰은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다시 또 다시 소년을 찾아온다.
소년이 잠을 잘 때에도, 책을 읽을 때에도, 그림을 그릴 때에도, 목욕을 할 때에도...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이야!"라고 외치는 소년 마음속에
곰은 정말이지 내 인생에서 없어졌으면 사라졌으면 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소년은 결국 폭발하고야 만다
"곰아, 내가 너희 집에 가라고 했지!"
한껏 올라간 소년의 눈매와 삐죽거리는 입술
우르르쾅 천둥번개가 친 듯한 어두운 배경속에
소년의 문을 열었던 그 큰 곰은 소년보다 작아진 모습으로 사라지게 된다.

드디어 혼자 있기 좋아하는 소년은 혼자 있게 되었다
곰은 오지 않았다
"좋았어!"
화요일에도.
수요일에도.
...
매일같이 곰과 함께했던 순간들이 어느새 소년의 일상이 되어버렸고
그런 일상 속에서 소년은 곰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소년은 곰이 너무 보고싶다
곰을 찾기 위해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광고를 내며 곰을 찾아나선다

그러던 어느날, 그토록 찾던 곰이 다시 집에 찾아왔다
"곰아,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
이제서야 소년은 처음으로 곰을 안아주며 반가움을 표현한다
3살된 우리 아이에게는 "곰"과 같은 존재가 너무 많다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모자란 지금 태어난 동생이 곰과 같고
재미난 장난감을 빼앗어가는 어린이집 친구가 그렇다
흔히들 사회성을 길러주려면 친구들과 잘 어울리것을 가르치고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주라고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서 사회성이란 잘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현듯 찾아오는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위한 짧은 동화책이지만
어른들이 보아도 좋을만한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