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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 - 수학자 폴 에어디쉬의 삶
폴 호프만 지음, 신현용 옮김 / 승산 / 1999년 10월
평점 :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는 헝가리의 천재 수학자 폴 에어디쉬(Paul Erdős)의 삶을 중심으로, 20세기 수학계의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낸 전기다. 수학사 책을 읽다보면 늘 아쉬웠던 점이 고대의 수학자에서부터 시작하다보니 현대 수학자를 위한 자리는 끄트머리에 쬐금 다루다 만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현대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꽤 흥미롭게 그려나가 수학자에 대한 우리의 갈증을 해결해준다.
이 책은 에어디쉬의 삶을 통해 그와 협업하거나 교류했던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다룬다. 에어디쉬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수많은 수학자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러한 협업은 '에어디쉬 수'라는 개념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20세기 수학의 발전과 그 배경에 있는 인물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에어디쉬의 삶에서 그의 천진함은 귀천의 천상병 시인을 떠올리게 한다. 순수한 사람은 대체로 어린 아이 같은가보다. 에어디쉬는 아이들을 엡실론이라고 부르며 특별히 아꼈다. 수학자들이 그들의 수학적 재능을 대체로 20대에 불사르고 그 찬란했던 과거를 기억하며 괴로워했다면 에어디쉬는 죽는 그 순간까지 현역이었다. 오일러나 에어디쉬처럼 죽는 그 순간까지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에어디쉬처럼 하나님의 책의 일부를 보지 않아도 행복할 것 같다. 글의 내용이 약간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좀 산만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수학자들의 다큐같은 이 책은 나름 소중한 책이라 중학생 아이들과 읽어봤는데 좀 어려워했다. 우리 아이가 수학자로 자라길 바라는데 그 방법을 모르겠거나 수학에 관심이 있는데 수학자의 삶은 나랑 다르다라고 느껴진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단, 그 전에 수학사부터 읽으면 훨씬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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