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까마귀였다 - 동화로 엮은 일제강점기의 우리 이야기
변은지 그림, 장경선 글 / 휴먼드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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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장경선 작가의 ‘나는 까마귀였다’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8편의 단편동화로 우리의 아픈 시대 상황을 담고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골 깊은 역사는 해결되지 않고 계속 진행되고 있는 지금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려고 신청한 "나는 까마귀였다"를 읽으며

일제강점기 시대의 역사를 학교에서 접한 우리는 실감할 수 없는 그 시대 상황을 동화로 읽으면서 한층 마음에 와 닿는 것을 느꼈다.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서 진실을 알고 있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만들어진 동화책을 아이들이 읽다 보면 우리의 가슴이 아픈 역사가 좀 더 마음에 남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보며 다시 한 번 책장을 넘겨 본다.

"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는 제암리 교회 양민 학살 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11살 일본 아이가 공책에 남긴 이야기를 그의 후손이 역사를 더듬어 그때를 그려보는 이야기이며 어린아이의 순수한 눈에 담긴 끔찍한 상황은 공포 자체였고, 평생을 가슴에 죄의식을 담고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고 놈 참" 은 순수한 아이들을 이용해서 독립운동가를 잡으려는 야비하고 비열한 일본인의 모습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다. "영친왕의 눈물"은 나라를 배신하고 일본의 비위를 맞추며 사는 사람은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모습으로 살아갔음을 똑똑히 보여준다. 그때나 지금이나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이 그려지며, 아이들이 하는 게임에 속에서 거짓을 진실처럼 듣고 보고 자란 아이들은 진실이라고 믿으며 평생을 살았을 거 같다. 지금도 뻔뻔할 정도로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그렇게 자란 어린이들이 아닐까 싶다. "언제나 3월 1일은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 3.1운동이다. 일본에 나라를 맞기고 날마다 만세운동을 하는 한국인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일본 아이는 지금은 이해할까? "날아라, 말뚝이 탈"과 "해야 솟아라"의 순안병원 허시모원장 자신의 과수원에서 사과를 서리한 아이의 얼굴에 ‘도적’이라는 낙인을 찍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김으로써 약한 자가 겪어야 하는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에 표지 제목인 "나는 까마귀였다"는 러시아 사할린 미즈호 양민학살 사건을 다룬 글이다. 전쟁에서 진 일본인들의 분노 대상이 되어야 했던 조선인들이 희생양이 되었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채련 할머니의 눈물"은 러시아 사할린 한인 1세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이며 전채련 할머니의 눈물’에는 전채련 할머님이 말씀해 주신 "일본이 역사를 왜곡시키는 건 일본에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 중에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진실을 왜곡시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라고 하신 그 말씀이 가슴 가득 남아 있다. 


"나는 까마귀였다"를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 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아이들에게 좀 더 편히 접근할 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하며 책장을 덮는다. 8편의 동화를 읽으며 일제강점기의 역사는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아픈 역사임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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