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BL] 오푸스 눌 (외전 2) [BL] 오푸스 눌 9
정가재 / 시크노블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오랜만에 책장을 덮고나서 오랫동안 가슴 벅참과 여운에 사로잡혀 힘든 소설을 만났어요. 많은 사람들이 추천해주었으나 정말 관심없는 분야인 클래식과 특히 바이올린을 소재로 한 글이라 구매해두고 첫장을 펼치는데 오래걸렸는데요. 한번 펼치고 나면 이걸 왜 이제서야 읽은거지 하고 재미있는 소설을 찾기 위해 시도한 실패한 시간들에 대한 후회가 밀려옵니다. 하지만 낭비한 시간에 대한 후회는 더 큰 시간 낭비라는 말을 새기며 마음을 다잡고 읽다보면 또 한번의 풍랑을 만나게 되는데요. 선겸이는 재희를 고래에 비유하곤 했는데 오푸스눌을 읽다보면 본편표지에 나오는 태평양, 대서양 끝없이 드 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가 부우 소리내면서 물뿜는 장관을 직접 눈 앞에 맞딱드린 느낌을 받게 되요. 정가재 작가님의 표현력이 정말 4D마냥 생생해서 재희의 무한한 천재성과 그걸 보면서 선겸이가 느끼는 감정과 고뇌를 제가 빙의한 듯이 1인칭관점으로 열람중이기 때문에 손끝발끝까지 찌릿한 느낌에 괴로워져서 중간중간 쉬면서 봐야했어요. 그리고 클래식과 바이올린, 악기에 대한 음악적 지식과 세계와 작중 배경이 된 크레모나나 뮌헨 등 외국에 대한 작품 내용에 잘 녹아있어 정말 얻는게 많은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역키잡이란 어려운 키워드를 이렇게 오랜시간 찬찬히 공들여서 둘의 관계성을 쌓고 독자들에게 납득이 가게 해주는 작품은 정말 드문데 오푸스눌은 이 어려운걸 정말 충실히 잘 해냈어요. 처음은 재희가 구원받는 내용으로 시작하지만 선겸이가 재희를 거둬들이면서 잃어버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본편부터 외전까지 정말 모자람 없이 꽉 찬 글이고 정말 이제는 행복만 남았구나,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이라는게 더불어 소중하게 느껴지는 마무리 였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후일담으로 만나고 싶지만 선겸이랑 재희가 의미를 찾았다면 저는 더 욕심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충만한 대서사시의 마무리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