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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나중에 할게!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64
박혜숙 지음, 심윤정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4년 7월
평점 :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64
알았어,나중에 할게!
박혜숙 글/ 심윤정 그림
좋은책어린이
우리 집 둘째 아이는 행동이 느린 편입니다.
게을러서 느리 다기보다는 천천히 생각하고 너무 꼼꼼히 하다 보니 느립니다.
이번에 좋은책어린이에서 나온 저학년문고 중에서 '알았어, 나중에 할게'라는 창작동화를 둘째 아이와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느림과 게으름을 한번 생각해 보았답니다.
주인공 미루는 "이따가, 조금만 이따가"를 자주 말하는 아이입니다.
친구들에게 게으름뱅이라는 놀림을 받는 등 학교생활이 엉망인 것을 부모임이 알게 된 뒤에
미루는 '게으름을 고치는 학원'에 다니게 됩니다.
하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미루가 간 곳은
'최고의 게으름뱅이로 만들어 줄 학원'이었습니다.
......
"게으른 게 왜 나쁘지?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조금 천천히 하면 안 되나?"
게으름뱅이가 나쁘지만은 않다는 걸 말한 미루는 칭찬도 받았습니다.
그곳에서 미루는 '누워서 뒹굴기','미루기','정리나 청소하지 않고 버티기'.'핑계대기' 같은
털보 서생님께서 말씀하신 최고의 게으름뱅이가 되는 비법을 배웁니다.
.......
게으름 병에 걸렸다고 놀리는 은별이는 미루에게 질투의 대상이자 학원에 다니게 만든 원흉입니다.
......
게으름뱅이 비법을 실천하면 할수록 친구들은 멀어지고
자기방에서는 물건을 찾을 수도 없게 됩니다.
.....
"내 잘못이 아니야!.... 난 아무 잘못 없어!."
.....
좋은 핑계를 만들어 점점 게을러지라는 학원 선생님의 말에 미루는 학원에서 배운 비법들을 모두 집에 와서 써먹습니다.
학교에 간 미루는 콕콕 이가 아파지고 머리도 아픕니다. 2교시 체육시간에 줄넘기를 찾으려다
책상 속에 있던 시큼한 우유를 쏟아버려 화장실로 씻으러 가다가 미루가 가장 좋아하는 하나와 부딪쳤습니다.
"정말 싫다. 싫어! 어떻게 너는 내가 싫어하는 짓만 하니?"
......
이는 콕콕 쑤시고, 아이들에게 창피 당하고, 하나랑은 멀어지고....
게으름 학원에서 잘했다 칭찬받은 배지 속 나무늘보 얼굴에 은별이와 하나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순간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렸습니다.
"오, 오, 세상에서 가장 고약한 게으름 병, 오미루를 망치는 게으름 병, 오미루만 모르는 게으름 병!"
쿵.
그 순간 미루의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었습니다.
'게으름 병이 나를 망친다고?....'
'왜 이렇게 이가 아플까?....'
'왜? 왜? 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
그러다 갑자기 반짝 불이 켜졌습니다.
.....
굳은 결심으로 다시 학원에 간 미루.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책을 읽는 순간, 작가님께서 주인공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루고 미루니 미루!
미루라는 단어를 찾아보니 들이나 벌판, 또는 등판이라는 뜻도 있더군요.
책 앞부분에 엄마가 미루의 등판을 자꾸 때리는데 이름 때문에 등판을 때린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미루 캐릭터는 처음에 꿈틀거리는 애벌레로 나오는데 아마 대충대충, 느릿느릿 굼벵이로 표현하고 싶으셨나 봅니다.
친구들의 놀림에 처음에 당황하고 힘들어하던 미루가 학원에 다니면서 뻔뻔해지려고 하고
나중에 눈을 감고 생각하는 모습은 꼭 득도한 도사의 모습처럼 보이는데, 이런 캐릭터의 심경의 변화가
그림 속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어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 무척 많은 도움이 됩니다.
미루를 쫓아다니는 빨간 고무장갑. 붉은 얼굴에 입에서는 '빨리'를 쏟아내는 엄마.
뭉쳐서 신 나게 방 안에서 굴러다니는 먼지 뭉치. 눈을 번뜩이고 있는 붉은 얼굴의 엄마와 누나.
항상 은별을 가슴에 달고 있는 은별.
캐릭터에 쓰인 색깔 역시 많은 표현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책 곳곳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요소들을 찾는 즐거움이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둘째 아이와 '알았어, 나중에 할게'의 주인공 미루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책 속 내용 중에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곳을 말해보라고 했더니
제게 책을 읽어주더군요.
감기에 걸려서 코로 숨을 못 쉬는데도 열심히 읽어주는 모습이 예뻤습니다.
왜 이 장면이 기억에 남냐고 물었더니
"미루 나빠요. 친구에게 못된 행동을 하고 있어요."
직접적으로 한별이를 괴롭힌 행동이 무척 아이에게 크게 다가왔나 보더군요.
미루가 그전에 친구들이 읽을 책을 반납하지 않은 것이나,
더러움으로 친구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들은 별로 나쁘게 와닫지 않았었나 봅니다. ^^
게으름병에는 약이 없다는 아이의 말. 어떨까요? ^^
책을 읽으며 아이와 게으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 시간들이었답니다.
(우리 아이의 행동에 어떤 변화가 올지 정말 궁금합니다.^^)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는
초등 저학년 어린이의 독서 능ㄹ력 신장을 위한 창작동화 시리즈입니다.
초등 교과서 수록,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교양 도서 선정, 한국도서관협회 우수문학도서 선정,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창작상 수상 등으로 그 가치를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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