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네 달을 침대 맡에 두고는 겨우 다 읽어나간 책. 당분간은 그 어떤 책을 봐도 술술 넘어갈 듯 하다. 본인이 만든 괴물을 지키려 결말을 맞은 벨보는, 그리고 결말을 맞을 카소봉은 순교자일른지, 아니면 단순히 제 꾀에 넘어간 멍청이인지. 이 책에서 프리메이슨과 일루나미티의 개념을 처음 알았다. 무지를 반성하자.
부끄러워하며 이 작가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미시마 유키오처럼 말하겠지요. 찬물에 세수를 하고 라디오체조나 하면 없어질 고민들이라고. 누구나 가지고있는 번뇌들을 스스로 비극으로 포장하여 극대화시킨 채 자기위로하는 부끄러운 일이라고.하지만 부끄러워하면서도 저는 다자이 오사무를 동정합니다. 아니 공감합니다. 살아갈 수 밖에 없어 익살이라는 길을 절뚝거리며 걸었던 요조에 다시 마음 속으로 몰래 슬퍼합니다. 다자이 오사무가 본인과 완전히 일치한다 말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현세의 미시마 유키오가 되어 허세롭다고 비수를 쑤시며 삶은 콩을 되풀이하여 내내 생각합니다. 마감 직전의 서점에서 충동적으로 사들고 나와 밤 11시까지 현금인출기계 부스에서 혼자 끅끅거리며 울던 고 2 학생은 이렇게 삶은 콩을 생각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저는 요조처럼 술을마셔도 천사같았다는 말은 듣지 못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