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5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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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 않은 한 남자의 사랑이 이상하게도 징그럽고 수치스럽게 느껴지지 않은 책. 언어묘사가 돋보이는 책이다, 두음전환부터 혀를 찌르는 인용에 이르기까지. 그 자체로 `문학` 이 되는 책, 롤-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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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이곳에서 나는 영원히 시작이다 - 패션 디자이너 이정민의 멈추지 않는 도전과 열정
이정민 지음 / 예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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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 관한 영화나 책을 읽으면서 항상 '거창하다', '멋있다' 라고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멋진 옷을 입고 당당하게 출근하는 모습이 매체에서 많이 그려졌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패션계를 우러러보고, 짧은 거리가 느껴지지 않는 가상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밀라노, 이곳에서 나는 영원히 시작이다> 를 읽으며 패션계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뒤집혀진 수준은 아니었지만 패션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그 계열의 예민함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정감과, 짧은 행복의 순간을 경험했다. Mina J Lee 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이정민 디자이너의 글은 하여금 재미있는 패션계의 사연과 이야기로 마치 한 패션계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어둡지만, 암울하지만 결코 어둠을 비추어주는 빛은 절대로 잃지 않는. 그런 옅은 빛을 띠는 작품 말이다.

밀라노 이곳에서 나는 영원히 시작이다

작가
이정민
출판
예담
발매
201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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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단지 그들의 결과의 한면만 보고 부러워한다, 그리고 자신도 그 부분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그 길을 오른다. '치열하고', '우글우글거리는' 사다리를 타면서 우리는 나름대로의 과정 속의 소소한 눈물과 웃음을 맛보게 된다.

이정민 디자이너의 그런 치열함과, 빨리 시작하면 안된다는 조급함이 오히려 그녀를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느긋한 마음에, 여유로운 마음에, 열정과 도전이 이루는 끈끈한 끈이 점차 끊어져버려 시도해보지도 않고 그만두지 않았을까. 때론, 신속함이 빠른 집중과 활력을 만든다. 조금 피곤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피곤도 어느새 조급함의 속도와 같이 달리며 생기와 활력을 가져온다. 아니,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그녀가 어시스트를 하고, 인턴을 하고 말도 받아쓰기하면서 일일이 해석했던 그녀의 긍정에너지와 낙천에너지 때문인지도.

상황이 게으름이든 사정이든 늦춰진다 해도 내 생각에 그녀는, 끝까지 달릴 것이다. 맨 처음 제일모직과 론칭했던 브랜드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여있었을 때도 오히려 그 과정을 바라보았다. 새로운 시각으로 감당하기 어려움을 꿋꿋이 '이것도 기회' 라며 슬며시 미소를 지을 듯한 그녀는 어느새 마음이 강해졌는지도. 고작 15분 동안 진행되는 패션쇼 속에 어지럽고 삐딱거리는 복작거림, 언론의 날카로운 평가와 수석 패션계 대표들의 예리한 시선을 느끼며 그녀는, 이 순간을 정신없이 지나가게 하며 그 속도감에서 느껴지는 은밀한 행복감을 좋아했을 것이다. 그녀 뿐 아니라 패션계에서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들고, 항상 바쁘게 몸을 움직여야 하지만 그들이 빛날 수 있는 이유가 그들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에서 온다고 느꼈다. 특히 이 책에서 그녀가 들려주는 패션계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었다. 스타일리스트나 디자이너들이 모델들을 '뒷담화' 한다는 이야기를 읽었을 때, 그렇게 투명해보이고

멋있었던 모델이 '싸이코' 같고 '싸가지'없는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라게 되었다. 모델들도 물론 사람이긴 하지만, 런웨이에서 워킹하는 모습밖에 보여지지 않는 그들로서는 '모델' 이 아닌 '마네킹' 으로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시계,가구 등 쉽게 변하지 않는 인테리어 디자인에 반해 매출 1등 브랜드가 꼴지가 되고, 작은 브랜드가 큰 매장에 될 수도 있는 패션계의 예민하고 불안정한 모습을 이 책에서 읽으며 나는 어느새인가 패션계를 좋아하게 되었다. 누구나, 안정적이고 안락한 것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때로는 더 넓은 미래의 길을 위해 그런 것들을 놓아야 할 때가 있다. 모든 순간에 극단적이고, 항상 예외의 상황이 생기는 패션계에서는 놓아야 할 것도 많고 잡아야 할 것도 수없이 많다. 그렇게 많은 것을 잡고 놓치다 보면 때로는 본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허영과 불필요한 것들을 떼어낼 수 있다.

패션계에 종사하다보면, 인생이 조금 더 가치있어지지 않을까. 결코 그들의 멋지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 때문만이 아니다, 스테이지와 런웨이 뒤에서 또 뛰고 또 뛰면서 자기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인생 철학을 몸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리라. 읽는 동안 재밌고, 자기계발서 만큼이나 뭔가를 바꾸거나 도전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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