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 1953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그림책은 내 친구 10
로버트 맥클로스키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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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는 절 어깨 너머로 빼꼼 들여다보던 아이가

"어? 엄마 저 그림책 <어느 날 아침> 쓴 작가님 책인가보다!"하는 소리에 보니

인친님 피드 속에 정말 로버트 맥클로스키의 <딸기 따는 샐> 그림책이 보여요.

저 책도 읽고 싶대서 검색해보니 프뢰벨테마동화에 포함된 책이라 낱권 구매는 불가능한데

다행히 근처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어서 도서관에서 빌려오기로 하고

생각난 김에 <어느 날 아침>을 다시 한 번 만나보기로 했어요.


어느 날 아침, 로버트 맥클로스키 글 그림, 장미란 옮김, 논장



 








<어느 날 아침>의 표지는 이렇게 양쪽으로 쭈~욱 펼쳐서 보면 더 좋지요.

바다, 새, 아이들, 들판, 그리고 바람이 느껴지는 표지.

칼데콧 상을 두번이나 받은 로버트 맥클로스키의 책이랍니다.


 







어느 날 아침, 샐이 이를 닦다가 이가 막 흔들리는 걸 알고 놀라요.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걸 알게 되는 장면.

엄마가 조곤조곤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에요.










로버트 맥클로스키의 그림은 <아기 오리들에게 길을 비켜주세요>에서도 느꼈지만

단색으로 표현 되어 있어도 단조로운 느낌이 없이 섬세하면서도 사실적인 느낌이에요.

다양한 색감의 그림책을 보다가 이런 그림을 만나면 아이도 조금 더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고요.


제인이 쏟은 물? 혹은 우유를 핥아먹는 고양이를 바라보는 장면,

옆 페이지 뜨거운 팬 손잡이를 감싸쥔 천까지.. 정말 세심함이 느껴지네요.


발동기가 고장나 노를 저어 가는 모습과 발동기를 고쳐 돌아오는 장면도

물살이나 아빠의 표정 등의 그림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 책 속에서 엄마는 "빠진 이를 베개 밑에 넣어 두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말해주지요.

하지만 조건이 붙어요. "미리 말해 버리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샐이 바닷가에서 아빠를 돕고, 벅스항에 가는 일상 속에서도

이 소원은 계속해서 샐을 따라다녀요.









아빠를 도와 조캐를 캐러 가며 샐은 물수리, 되강오리, 바다표범을 만나

자신의 이가 흔들린다고 자랑도 하고 동물들도 이가 나는지 궁금해해요.

 

그리고 아빠에게 도착해 샐이 아빠에게 흔들리는 이를 보여줘요.

아빠에게 입을 벌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샐과

그런 샐을 대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이 정말 따스하게 담겨있어요.










하지만 곧 문제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빠져 없어져버리는데요,

베개 밑에 넣어둘 이가 없어졌으니 소원은 이대로 날아가버리는 걸까요?








저희 아이도 유치원에서 친구들이 하나 둘 젖니를 빼기 시작했을 때,

게다가 동생반 아이들까지 이를 빼기 시작하니

조바심을 내며 얼른 이가 빠지기를 손꼽아 기다리곤 했어요.


"저는 이제 다 컸으니까 아빠를 도와서..." (p.12)

"나 이가 흔들거려. 나도 이제 다 컸어." (p.17)

"전 다 컸으니까 동생이 물에 빠지지 않도록 잘 돌보아 줄 거예요." (p.42)

"제 동생은 아직 젖니도 다 안 났고 아기나 다름없거든요." (p.58)

"샐은 큰 소리로 나무랐어요. 하지만 곧 자기가 다 컸다는 사실이 떠올랐죠.

그래서 꼭 엄마 아빠처럼 의젓하게 동생을 타일렀답니다." (p.61)


이 책 속 문장에서도 이가 흔들리고, 이가 빠진 아이가 훌쩍 자라는 게 느껴집니다.

아이의 성장이 느껴져 대견스럽네요.


 








저희 집에는 비밀이 하나 있어요.

저희 아이는 사실 사람으로 태어나기 전에 전직 tooth fairy였답니다.

어느 순간 자신이 tooth fairy였다는걸 기억해내고, 언젠가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드는게 꿈이에요.

그래서 <어느 날 아침> 속에 이빨요정(tooth fairy)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좀 아쉬워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책을 읽고 tooth fairy를 색칠해보기로 했습니다.

구*에서 검색한 여러 그림들 중 아이의 기억 속 tooth fairy와 가장 닮은 그림을 찾아 프린트 했어요.

그리고 자신의 기억대로 색칠을 하며, 자기가 tooth fairy였을 때 이 마카롱처럼 생긴 건 없었다고 하네요.


 






색칠이 끝나고는 아이의 유치 보관함을 가지고 와서

젖니가 빠진 순서를 적어보았어요.


첫니도 8살이 되던 해에 뺐고, 아직 또래 친구들에 비해 이가 적게 빠졌는데..

요즘 이 하나가 또 흔들거린다고 적었네요.








아이의 소원이 무엇이었는지,

그 소원은 빠진 이와 함께 없어져버렸는지는 책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저희 집에선 그 이야기로도 아이와 주제를 잡아 이야기 나눴는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글에는 생략합니다.


 




샐처럼 첫 유치가 빠지려고 하는 친구들, 유치가 빠진 친구들과 이야기 나눌거리가 풍성한 <어느 날 아침>.

로버트 맥클로스키의 잔잔한 그림으로 펼쳐지는 일상 속 특별한 이야기,

그림책 <어느 날 아침>으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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