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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영혼 -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
류팅 지음, 동덕한중문화번역학회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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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젊은 작가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 12편이 엮어져 있는 책이다. 동덕한중문화번역학회의 여러 번역가들이 우리말로 옮겨서 단편마다 마지막에 책임번역가 이름이 쓰여 있다. 최근의 중국 소설을 처음 읽고, 류팅 작가의 작품도 처음이어서 어떤 스타일의 이야기일지 기대하면서 읽었다. 류팅 작가는 여러 상을 수상한 중국의 청년 작가로 소설가와 시인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책날개에 류팅 작가가 중국 '80후'를 대표한다고 되어 있어서 80후가 무엇인지 찾아보니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작가의 말에 이런 말이 있다. "허구가 오래되면 진실이 되고, 진실이 오래 되면 허구가 된다." 류팅은 우리가 소설의 근본적인 특징이 허구이고, 소설가는 허공에서 현실을 움켜쥐는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을 점차 잊어 가고 있다고 하였다. 자신의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 대해 고민하고, 그러한 과정을 글 속에 담은 것 같다.


'뒤바뀐 영혼'은 첫번째 단편의 제목이다. 야거는 천재 시인이다. 야거는 스무살이 되고, 학교 앞에 있는 옷가게 아가씨 샤화를 사랑하게 된다. 샤화라는 이름이 시적인 면이 없고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샤셩"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샤셩은 야거의 시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야거는 이 세상의 모든 만물에는 제각기 돌아가야 하는 길이 있다고 믿었고, 그의 임무는 시를 써서 수천수만의 어리숙하고 미숙한 사람들에게 남겨주는 것이었다. 모든 세상을 시적인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 싶은 야거와 현실적인 샤셩. 야거와 샤셩이 지향하는 삶의 모습은 조금 달랐지만 둘은 함께 산다. 생활력이 강한 샤셩은 고향으로 야거와 함께 떠나고 쌍둥이를 낳게 된다. 시를 잘 쓰는 야거였지만 생활에서는 무능한 아버지였다. 시인 야거는 남편 야거가 되었다가 금세 범죄자 야거가 되었다. "지금 위대한 시가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차라리 나는 내 모든 시재를 훌륭한 삶과 바꾸고 싶다." 야거는 이렇게 중얼거린다. 야거는 똑똑하고 능력있는 친구였던 푸청과 서로 바뀌게 되고, 바람직한 모습으로 성공한다. 완벽한 가장이 된 야거는 행복했을까?

짧은 단편이지만 그 속에는 삶의 지향점에 대한 많은 생각을 담고 있다. 중국은 최근에 급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현대 중국 사회의 도덕적 곤경에 대해 이야기한 12편의 이야기들은 하나하나 모두 꽤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다. 우리의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도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의 솔직한 후기를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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