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살아있을 예정입니다
연우 지음 / 글쓰는연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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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평생 연애만 하고 자유롭게 살 줄 알았는데, 힘들 때 나에게  호감을 보이며 다가오는 사람이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외로울 틈 없이 만나고 의미 없이 흘려보낸 시간들을 나에게 쏟아부으며 나를 가꾸었더라면 벤츠가 왔을까?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밝고 친근한 성격이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주 울고 여린 아픈 사람이라고 한다. 평소 죽고 싶다는 생각의 우울증 환자가 자살시도 후 정신과 병동에 입원을 하며 하루씩 살아내는 것들을 기록한 '입원일기'를 보면 살고 싶어질 수 있도록 쓸 거라고 다짐하고 끊임없이 건강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살아보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지난 연인과의 이야기는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했고 작은 조각의 우울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걸 알게 했다. 우울은 감기처럼 쉽게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말과 자신이 우울증인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는 말이 우울의 세계를 알게 한다. 향기 나는 책의 향기를 맡으면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제발 혼자서 괴로워만 하다 사라지지 않기를. 당신이 누군가에게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주기를. 우리에겐 행복이 우선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이 우선이니. 그렇게 살다 보면, 분명 살아있길 잘했다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고, 당신도 나와 같기를 바랄 뿐이다. 67

그러니까 우리, 더 이상 숨어있지 말자. 당당하게 아파하고 당당하게 치료받자. 우울증이 뭐 어때서. 아픈 것이 잘못은 아니잖아. 안 그래도 힘들어서 죽겠는데 어디에 말도 못 하면 더 서럽다는 것은 내가 제일 잘 안다. 우울에 잠식되어 마음이 곪아버린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그저 상처가 덜 아문 사람일 뿐,
아무 잘못이 없다고.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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