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서른에는 노자를 만나라 - 시인 장석주가 전하는 1만 년을 써도 좋은 지혜
장석주 지음 / 예담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 .. 안성에 내려올 때 아예 집을 두 채 지어 하나는 살림집으로, 다른 하나는 서재로 쓴다... 서재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곳이라는 의미를 넘어서서 지식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생산해내는 거점 공간이다. 또한 서재는 묵언을 실천하는 청정도량이자 수도원 같은 곳이다. 가끔은 내가 서재에서 침묵하고 명상하는 수도사와 같은 존재라고 느낄 때도 있지.] 

 

안성 수졸재에 산다는 장석주 님의 글을 쭉 읽다보니 

무위자연을 노래한 노자처럼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을 마음껏 느끼고 사시는 것 같아서 

서울의 각박한 삶 속에서 허둥대는 나도.. 

또 특히 우리 부모님이 많이 생각이 났다. 

누구의 명령도 아닌, 그저 선택에 따라서 다들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인데 

우린 왜 누굴 부러워할까?... 

누군가의 삶이 부러우면 나도 그렇게 하면 될텐데- 

 

그 중에서도 집 두 채를 지어 한 집은 서재로 만들어 그 속에서 공부하고 명상도 한다는 그게 참 부러웠던 것 같다. 

그리고 저런 아버지도 멋지겠구나...

늘 책을 끼고 살며, 그 깨달음들을 아들에게 하나씩 전해주려고 하는 따뜻한 마음...

뭐 우리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다보면 절로 마음이 편해졌던 것 같다.

우리 아빤 책이랑 별로 안 친하니까 그렇다치고...

책을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서 내 자식에게는 책 좋아하는 아빠를 만들어주고 싶다.. 라는 엉뚱한 생각까지 했던 것 같다.ㅋ

노자를 읽은 남자는 비록 계산적이진 못할 망정 마음에 늘 여유는 있을 것 같다.

 

上善若水 

 

상선약수. 노자의 말 중 가장 진리의 말이 아닐까 싶다.

가장 좋은 건 물과 같다.

있는 듯 없는 듯... 주지만 내색하지 않고, 늘 낮은 곳에 머물고,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하고.. 

원래 도덕경이 리더들을 위한 말이라고 들었는데

읽으면서 느낀 건 정말 윗사람일수록 노자의 말씀을 잘 따르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또 안타까웠던 것 같다..

과연 노자가 예찬하는 부드러움과 내려놓음을 깨닫고 실천하는 리더들이 얼마나 있는지...

사람에게 욕심이 있는 한 다 부질없는 말들일 뿐인건지...

 

絶學無憂

절학무우.

인상깊은 구절이다.

배움을 그만두니 근심이 없다...

필자는 필요 이상의 배움을 구하려는 욕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해줬는데

새삼 진정으로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봤던 것 같다.

편협하고 작은 지식 가지고 충분해하고 들떠하고.. 굳이 알 필요 없는 걸 알아보려고 욕심 부린 적은 없었는지..

 

버킷리스트를 적어보라고 권하면서 필자의 버킷리스트들도 살짝 엿볼 수 있었는데

공감가는게 몇 개 있어서 피식 웃었던 적이 있다. ㅋ

-평생 일 안 하고 놀기

-날마다 국립도서관에 가 책 읽기

-세상의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의 아름다움에 등급 매기기...

-고전 음악 감상하는 방 갖기..

등등..

 

나는.. 혼자 렌터카 타고 제주도 여행하기!?^-^;;

 

자연과 함께 보내는 사계절을 오롯이 함께 느낄 수 있었고.. 그 삶이 참 부러웠던 것 같다. 그리고 장석주 님도 그 삶을 감사하고 사랑하는 것 같았고...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이라 어렵거나 딱딱하지 않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생활비 버는 걸 너의 일로 삼지 말고, 재밋거리로 삼아라."

라고 말해주는 작가에게

난 그러나 머뭇머뭇.. 속시원한 대답을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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