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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닉시아 1~3 세트 - 전3권
소하 지음 / LINE(라인)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최근 들어 독서에 시들하다. 아니, 정확히는 종이책을 들고 하는 독서에 시들하다. 손도 무겁고, 페이지를 넘기는 것도 귀찮고. 이것이 흔히 말하는 매너리즘 같은 건가 생각하지만, 사실 핸드폰으로는 하루에도 서너 권 분량의 책을 읽는다. 일이기도 하고, 취미로도 여전히 글을 본다.

그래, 나는 책 들고 보는 게 이젠 싫어졌을 뿐이다.

스크롤을 넘기는 감각에 더 익숙하고, 책의 무게가 이제 좀 거추장스러워지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다. 종이책을 직접 구입한 것도 꽤 오래되었고, 만화책은 그나마 사지만 대부분의 독서는 웹소설이나 전자책으로 행한다. 웹툰은 또 거의 안 보니, 정말 텍스트를 모바일 환경에서 보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라 해야겠다.



사실 따지고 보면 종이책으로 본다는 것이 쉬운 게 아니다. 핸드폰은 하나 있으면 그 어떤 글도 볼 수 있는데, 책은 내 손에 든 단 한 권의 책밖에 보지 못한다. 한 페이지 전체를 시야에 넣고, 꼼꼼하게 한 줄을 읽어내리든 사선으로 읽든 대화만 뽑아 읽든 어쨌든 물리적인 행위를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한다. 모바일로 보는 것도 마찬가지일 수는 있으나, 사실 웹소설 볼 때의 나는 손가락만 움직일 뿐 눈동자가 고개나 거의 움직이질 않는다. 이래서 어깨가 굳나 보다.



각설하고, 종이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거추장스러워지는 와중임에도, <포에닉시아>는 참으로 재밌었다. 오랜만에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기는 감각을 상기하면서도, 손가락과 눈동자와 고개와 눈동자가 전부 움직여야 하는 귀찮음을 감수하고서도 나는 제법 마지막 페이지까지 진지하게 읽었다. 그래, 그 행위는 마치 한밤중 대초원에 드러누워 불빛 한 점 없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푸른 바람과 별의 소리를 감상하며 눈 안에 든 하얀 별들을 하나씩 새어나가는 감각이랑도 비슷했다. 그만큼 도취하였고 무아하였다.



사실 도취나 무아라는 말은 좀 낯간지럽고, 아무튼 재밌었다가 기본 감상이겠다.



이 글은 로판이다. 어쩌면 판로일 수도 있고, 혹은 여주판타지로 정의되는 매니악한 카테고리일 수도 있다. 아무튼 로판이다. 여주가 나와 능력을 발휘하고, 멋있는 남주를 만나 사랑을 나누지만, 그 서사의 중심은 여주이며 결국 여주의 꿈을 쟁취해 내면서 엔딩을 맡는다. 로판의 기본 골자는 모두 들어가 있다.



그곳에 필요한 것은 서사의 매력, 그리도 캐릭터들의 매력이다. 사실 <포에닉시아>의 캐릭터들 매력 대부분을 담당하는 것은, 여타 수많은 재미난 캐릭터가 있음에도, 결국 여주인 셰어브릴이다. 아마 내가 본 여주 중에서 가장 당당하고 당돌하다. 아니, 당돌하다는 표현은 잘못되었다. 당당하다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당돌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 대상을 내 아래로 보고 어머나? 얘가 이런 면도 있네? 하는 식으로 내리는 평에 가까우니까. 당돌이 아니라, 당당하며 올곧고 하나의 완성된 인격체다. 그 어떤 고난이 와도 자신을 잃지 않아 완성되었으며, 어떤 이가 오더라도 당당함을 잃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원하던 바를 올곧이 밀고 나간다.



굉장한 것은 그 와중에 남주 레오닉스가 등장하고, 그 레오닉스에게 도움을 받으며 나아갈 수도 있는 서사임에도 브릴은 되려 레오닉스의 멱살을 붙잡고 전진한다. 분명 레오닉스에게도 사정이 있고 성격이 있고 위치가 있지만, 브릴의 캐릭터성은 올곧이 그녀 하나만으로 완성되어 있다. 아무리 멋진 장신구를 달고 있다 한들 그것을 단 인물이 미천하다면 빛이 나지 않듯, 브릴이라는 캐릭터가 이미 완성되어 있기에 레오닉스라는 멋진 캐릭터는 그저 그녀를 좀 더 밝게 빛내줄 수 있을 뿐이다. 그가 없다 한들 빛바래지도 않고, 그가 있다면 좀 더 빛난다.



다른 의미로, 그래서 레오닉스라는 캐릭터가 안타깝긴 하다. 여느 로맨스 소설의 남주처럼 외모, 성격, 지위, 능력 등등 어느 하나 밀리지 않음에도, 이 <포에닉시아> 내에서 그는 항상 브릴에게 끌려다닌다. 그것은 결코 수동적인 의미는 아니고, 전개에 있어서 레오닉스보단 언제나 브릴이 앞서 있다는 의미다. 레오닉스 없이도 완성되어 있는 브릴이라는 여주이기에 남주임에도 조연처럼 브릴을 빛내주는 역할로서 서 충실하다는 의미다.



이 둘이 빚어내는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엘리안. 브릴의 가짜 남동생이며, 그녀가 유일하게 사랑했을지도 모르는 존재. 따로 떼어놓고는 살아갈 수도 없는 존재. 하지만 사실 이 캐릭터는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다. 너무나 위치가 확고해서 정이 안 간다고 해도 좋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꽃수에 가까우면서도, 완벽한 브릴을 영혼까지 쥐고 흔드는 인물. 차라리 브릴에게 레오닉스라는 괜찮은 남자가 나타나서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아니었으면 평생 엘리안을 그리워하거나, 아니면 되찾는 엘리안을 그저 물빨 하며 평생을 늙어갔을 테니까. 주인공 커플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사실 정을 주기는 힘든 캐릭터다.



그렇지만 결코 또 무시할 수도 없는 캐릭터다. 엘리안을 구하기 위해 브릴은 움직이며, 우연찮게도 그 움직임이 제국의 패권을 좌지우지하는 전쟁을 번져가는 것이 서사의 요지니까(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다). 브릴은 그다지 왕이 될 생각도 없었으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왕이 되었어야 했고, 그래서 악역이라 할 수 있는 아르노는 참으로 불쌍하다. 권력을 잡기 위해 살아온 인물이, 권력 따위 목적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인물에게 철저하게 밀려나 패배하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그 와중의 카타르시스는 분명 다시 느끼기 힘들 만큼 즐거웠으니, 아르노는 또 아르노 나름대로 괜찮은 캐릭터가 아닐지 싶다.



카니발의 왕 같은 경우엔...... 음, 모르겠다. 이 캐릭터는 다 보고도 아직 감을 못 잡긴 한다. 정령인지 악신인지 악마인지 귀신인지 모호한 녀석이지만, 정이 안 간다는 건 확실하다.



그래서, 마지막 한 장까지 재미난 글은 오랜만이었다. 캐릭터 간의 화합도 좋았으며, 마지막 외전 한 자까지 물 흐르듯 흘러가는 서사로 인하여 되려 아쉬웠을 정도로. 중간 중간 뿌려진 캐릭터들의 말장난, 개그들은 책의 무게감을 잊게 하기에 충분한 조미료였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글이며, 작가님의 다음 글을 기대하게 만드는 글이었다. 소하 작가는 판타지에서 로맨스도 넘어온 이후 꾸준히 대중성과 시장을 의식한 글들을 써오고 있는 것 같다. 거기다 그 와중에 자신의 매력을 놓치지도 않는 것 같다. 어느 작품은 그게 과하기도 하고, 어느 작품은 부족하기도 하겠지만, 이토록 꾸준하게 변화하면서 매력을 찾아가는 작가도 또 없을 것이다.



다음 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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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닉시아 1~3 세트 - 전3권
소하 지음 / LINE(라인)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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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독서에 시들하다. 아니, 정확히는 종이책을 들고 하는 독서에 시들하다. 손도 무겁고, 페이지를 넘기는 것도 귀찮고. 이것이 흔히 말하는 매너리즘 같은 건가 생각하지만, 사실 핸드폰으로는 하루에도 서너 권 분량의 책을 읽는다. 일이기도 하고, 취미로도 여전히 글을 본다.

그래, 나는 책 들고 보는 게 이젠 싫어졌을 뿐이다.

스크롤을 넘기는 감각에 더 익숙하고, 책의 무게가 이제 좀 거추장스러워지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다. 종이책을 직접 구입한 것도 꽤 오래되었고, 만화책은 그나마 사지만 대부분의 독서는 웹소설이나 전자책으로 행한다. 웹툰은 또 거의 안 보니, 정말 텍스트를 모바일 환경에서 보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라 해야겠다.



사실 따지고 보면 종이책으로 본다는 것이 쉬운 게 아니다. 핸드폰은 하나 있으면 그 어떤 글도 볼 수 있는데, 책은 내 손에 든 단 한 권의 책밖에 보지 못한다. 한 페이지 전체를 시야에 넣고, 꼼꼼하게 한 줄을 읽어내리든 사선으로 읽든 대화만 뽑아 읽든 어쨌든 물리적인 행위를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한다. 모바일로 보는 것도 마찬가지일 수는 있으나, 사실 웹소설 볼 때의 나는 손가락만 움직일 뿐 눈동자가 고개나 거의 움직이질 않는다. 이래서 어깨가 굳나 보다.



각설하고, 종이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거추장스러워지는 와중임에도, <포에닉시아>는 참으로 재밌었다. 오랜만에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기는 감각을 상기하면서도, 손가락과 눈동자와 고개와 눈동자가 전부 움직여야 하는 귀찮음을 감수하고서도 나는 제법 마지막 페이지까지 진지하게 읽었다. 그래, 그 행위는 마치 한밤중 대초원에 드러누워 불빛 한 점 없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푸른 바람과 별의 소리를 감상하며 눈 안에 든 하얀 별들을 하나씩 새어나가는 감각이랑도 비슷했다. 그만큼 도취하였고 무아하였다.



사실 도취나 무아라는 말은 좀 낯간지럽고, 아무튼 재밌었다가 기본 감상이겠다.



이 글은 로판이다. 어쩌면 판로일 수도 있고, 혹은 여주판타지로 정의되는 매니악한 카테고리일 수도 있다. 아무튼 로판이다. 여주가 나와 능력을 발휘하고, 멋있는 남주를 만나 사랑을 나누지만, 그 서사의 중심은 여주이며 결국 여주의 꿈을 쟁취해 내면서 엔딩을 맡는다. 로판의 기본 골자는 모두 들어가 있다.



그곳에 필요한 것은 서사의 매력, 그리도 캐릭터들의 매력이다. 사실 <포에닉시아>의 캐릭터들 매력 대부분을 담당하는 것은, 여타 수많은 재미난 캐릭터가 있음에도, 결국 여주인 셰어브릴이다. 아마 내가 본 여주 중에서 가장 당당하고 당돌하다. 아니, 당돌하다는 표현은 잘못되었다. 당당하다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당돌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 대상을 내 아래로 보고 어머나? 얘가 이런 면도 있네? 하는 식으로 내리는 평에 가까우니까. 당돌이 아니라, 당당하며 올곧고 하나의 완성된 인격체다. 그 어떤 고난이 와도 자신을 잃지 않아 완성되었으며, 어떤 이가 오더라도 당당함을 잃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원하던 바를 올곧이 밀고 나간다.



굉장한 것은 그 와중에 남주 레오닉스가 등장하고, 그 레오닉스에게 도움을 받으며 나아갈 수도 있는 서사임에도 브릴은 되려 레오닉스의 멱살을 붙잡고 전진한다. 분명 레오닉스에게도 사정이 있고 성격이 있고 위치가 있지만, 브릴의 캐릭터성은 올곧이 그녀 하나만으로 완성되어 있다. 아무리 멋진 장신구를 달고 있다 한들 그것을 단 인물이 미천하다면 빛이 나지 않듯, 브릴이라는 캐릭터가 이미 완성되어 있기에 레오닉스라는 멋진 캐릭터는 그저 그녀를 좀 더 밝게 빛내줄 수 있을 뿐이다. 그가 없다 한들 빛바래지도 않고, 그가 있다면 좀 더 빛난다.



다른 의미로, 그래서 레오닉스라는 캐릭터가 안타깝긴 하다. 여느 로맨스 소설의 남주처럼 외모, 성격, 지위, 능력 등등 어느 하나 밀리지 않음에도, 이 <포에닉시아> 내에서 그는 항상 브릴에게 끌려다닌다. 그것은 결코 수동적인 의미는 아니고, 전개에 있어서 레오닉스보단 언제나 브릴이 앞서 있다는 의미다. 레오닉스 없이도 완성되어 있는 브릴이라는 여주이기에 남주임에도 조연처럼 브릴을 빛내주는 역할로서 서 충실하다는 의미다.



이 둘이 빚어내는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엘리안. 브릴의 가짜 남동생이며, 그녀가 유일하게 사랑했을지도 모르는 존재. 따로 떼어놓고는 살아갈 수도 없는 존재. 하지만 사실 이 캐릭터는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다. 너무나 위치가 확고해서 정이 안 간다고 해도 좋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꽃수에 가까우면서도, 완벽한 브릴을 영혼까지 쥐고 흔드는 인물. 차라리 브릴에게 레오닉스라는 괜찮은 남자가 나타나서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아니었으면 평생 엘리안을 그리워하거나, 아니면 되찾는 엘리안을 그저 물빨 하며 평생을 늙어갔을 테니까. 주인공 커플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사실 정을 주기는 힘든 캐릭터다.



그렇지만 결코 또 무시할 수도 없는 캐릭터다. 엘리안을 구하기 위해 브릴은 움직이며, 우연찮게도 그 움직임이 제국의 패권을 좌지우지하는 전쟁을 번져가는 것이 서사의 요지니까(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다). 브릴은 그다지 왕이 될 생각도 없었으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왕이 되었어야 했고, 그래서 악역이라 할 수 있는 아르노는 참으로 불쌍하다. 권력을 잡기 위해 살아온 인물이, 권력 따위 목적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인물에게 철저하게 밀려나 패배하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그 와중의 카타르시스는 분명 다시 느끼기 힘들 만큼 즐거웠으니, 아르노는 또 아르노 나름대로 괜찮은 캐릭터가 아닐지 싶다.



카니발의 왕 같은 경우엔...... 음, 모르겠다. 이 캐릭터는 다 보고도 아직 감을 못 잡긴 한다. 정령인지 악신인지 악마인지 귀신인지 모호한 녀석이지만, 정이 안 간다는 건 확실하다.



그래서, 마지막 한 장까지 재미난 글은 오랜만이었다. 캐릭터 간의 화합도 좋았으며, 마지막 외전 한 자까지 물 흐르듯 흘러가는 서사로 인하여 되려 아쉬웠을 정도로. 중간 중간 뿌려진 캐릭터들의 말장난, 개그들은 책의 무게감을 잊게 하기에 충분한 조미료였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글이며, 작가님의 다음 글을 기대하게 만드는 글이었다. 소하 작가는 판타지에서 로맨스도 넘어온 이후 꾸준히 대중성과 시장을 의식한 글들을 써오고 있는 것 같다. 거기다 그 와중에 자신의 매력을 놓치지도 않는 것 같다. 어느 작품은 그게 과하기도 하고, 어느 작품은 부족하기도 하겠지만, 이토록 꾸준하게 변화하면서 매력을 찾아가는 작가도 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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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자와 여름
하지은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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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떠오른 건 미드 <캐슬>이다. 난 이 드라마 시리즈를 참 좋아하는데, 주인공 추리소설가가 여성 수사관을 도와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소설가와 수사관이라는 관점에서 판이하게 연결되는 것이 꽤 재미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분명 사건은 심각하지만, 두 캐릭터가 부딪히는 부분들은 꽤 코믹하게 묘사되어, 시청자들로 하여금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중요한 건 코믹이고 접근성이라는 건데, <눈사자와 여름>은 그러한 수사극이다. 대문호의 죽음을 둘러싸고 용의선상에 떠오른 아가씨, 그런 아가씨를 사랑했지만 지금은 포기한 수사관을 중심으로, 심각한 살인사건을 결코 어둡지 않게 그려낸다.


그 와중에 드러나는 것은 각 캐릭터 간의 캐미인데, 특히나 강력1반의 사람들이 이뤄내는 대사의 캐미는 매 순간마다 한편의 만담을 보는 것 같은 즐거움을 준다. 시종일관 그 분위기만을 따라가도 이 소설은 한 권을 뚝딱 해치울 수 있을 만큼 술술 넘어간다.


다만 아쉬운 것은, 동화 한 편이 전체 사건의 힌트가 되어준다는 점이나, 수사관이 추리해 나가는 과정은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으나, 그것이 추리소설로서 성립하기에는 다소 얼개나 구성이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허나 굳이 이 글을 추리소설로서 볼 필요는 없고, 위에 말했다시피 미드 수사극 같은 느낌이어도 충분하다. <캐슬>은 주인공 두 사람의 사랑행각이 어떻게 되냐가 중요하지, 사건 풀어나가는 게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억지)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현대극으로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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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궁 1
소하 지음 / 예원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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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보단 뒷표지의 글귀에 끌려서 샀네요. 유목민족의 이야기인 듯해서, 최근 몽골이라거나 그런 초원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게 돼서, 잘됐다 하고 샀습니다.


작가님의 글체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오더군요. 자료조사를 많이 하신 것 같은데도, 그 지식들을 전부 줄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에 엮어서 적당하게 묘사하고, 필요한 곳에서 분위기를 살려주는 정도의 설명이 아주 적절했습니다. 덕분에 말을 달리며 초원을 살아가는 그들의 치열한 삶을 왠지 잘 엿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로맨스소설로서의 재미도 충분했습니다. 확실하고 거대한 악역이 있고, 그에 대항하는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이끌리고 사랑을 인정하고 나누어가는 과정들이, 결코 엇나감도 없이 어색하지도 않게 그려지는 것이, 왠지 처음 보는 필명이긴 한데 첫 작품인 것 같지 않은 향기를 내뿜었습니다.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정체성을 결코 잃지 않는 당찬 여주인공 호련이 남주를 떠올리며 당신이야말로 창궁 아래 단 하나의 존재라고 한 이유를, 뒷표지에서 보고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하며 책을 읽었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소하 작가님의 차기작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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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왕과 각탁의 기사 2 - 에린의 왕
홍정훈 지음 / 청어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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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보고 곧장 2권도 봤는데... 각탁의 기사가 그래서 나온 제목이군요 ㅎㅎㅎ 3권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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