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내 몸을 바꾸는 에로스혁명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6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이 이토록 연애 권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사실에 가끔은 어리둥절하기도 하지만, 중학생에서부터 미혼남녀, 이미 결혼한 사람들까지도 모두 연애, 혹은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삶에서 한 분야에 일가를 이룬 사람들을 고수, 달인 등이라고 부른다면, 우리 모두 자기 삶에서 사랑하며 살아가는데 일가견이 있는 달인들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비록 천 개의 사랑, 천 개의 길을 인정하면서도 사랑이 아닌 길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주어 읽을 때 불편한 감이 들기도 했지만.......얄팍하게 연애의 밀고 당기기를 제시하는 반질반질한 사이비가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친구들의 연애를, 사랑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라는 느낌으로 읽었다.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으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범하는 실수나 어리석음을 이 책에서는 청춘의 덫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국가, 가족, 학교, 다양한 소비문화에 관해 생각해 보고 청춘이라면 당연히 자연스럽게 욕망해야 하는 젊은 정신, 또렷한 기상이 연애와 사랑에도 오롯이 드러나야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아, 내가 조금만 젊다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생물학적인 나이가 아무리 많더라도, 연애와 사랑의 늦깎이 인생들은 아직 다 젊은 거란 생각도 해 보며...... 조금 다른 연애에 대한 꿈을 꿔보기도 한다. 

화폐권력의 위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나은 가치를 지니는 위력, 함께 걷고 함께 책을 읽고 함께 음악을 나누고, 운동하는 순간이 고급승용차를 타고 으리번쩍한 곳에서 소비하고 결재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한 위력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   

저자가 고등학교때 수학 선생님을 사모하여 수학 성적이 좋아졌다는 것, 아주 유치한 예같지만 우리 모두의 인생에서 한 번쯤은 겪었을, 우주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현상들이 사랑이란 마음때문에 일어나는 걸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순간부터 책을 읽고 공부하라는 충고는, 아, 먹물, 이란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참으로 옳은 충고이다. 나 역시 좋아하는 사람때문에 뭣모르고 따라다녔던 음악회가 지금은 내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좋은 벗이 되었기때문이다.  이제 나는 무슨 책을 펴 들고 공부할 것인지.^^

이 책은 아쉽게도, 혹은 다행스럽게도 연애와 사랑의 달인이 되게 하는 메뉴얼이 전혀 아니다. 또한 깊이 있는 심리학 서적도 아니며, 게다가 싱글인 사람들의 마음이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오만한 면이 있긴 하지만,^^지금의 인연을 오는대로, 혹은 가는대로 받아들이며, 상대방이 아니라 내 자신을 다시 틈틈이 들여다 보게 하는 손거울과 같은 느낌. 다시금 양지바른 곳에 서서 당신과 함께 햇살을 맞으며 공부하고 싶다, 살아가고 싶다는 느낌을 주어서 고맙다. 

마곡사 고양이만큼의 발원도 없는, 미친 사랑의 노래의 노처녀와 같은 막대한 자존감도 없지만, 상처라고 생각했던 것들, 두려움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미련없이 떨쳐버리고 새 발을 디딜테다.   

삶에 에로스적인 열정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놀라운 에너지와 힘을 주고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기에, 나에게 열려있는 천 개의 사랑, 천 개의 길- 때론 두렵고 설레는 참으로 여러갈래 길-을 향해 두려움없이 힘찬 발자국을 내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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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모 쿵푸스 실사판 : 다른 십대의 탄생] 공부는 셀프!
    from 그린비출판사 2011-04-06 17:21 
    ─ 공부의 달인 고미숙에게 다른 십대 김해완이 배운 것 공부의 달인 고미숙 선생님. 몸으로 하는 공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적절한 계기(혹은 압력?)를 주시곤 한다.공부가 취미이자 특기이고(말이 되나 싶죠잉?), ‘달인’을 호로 쓰시는(공부의 달인, 사랑과 연애의 달인♡, 돈의 달인!) 고미숙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공부해서 남 주자”고. 그리고 또 말씀하셨다.“근대적 지식은 가시적이고 합리적인 세계만을 앎의 영역으로 국한함으로써 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