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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사 다이어리 - 서울대 의대생의 미국 볼티모어 레지던트 도전기
김하림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4년 2월
평점 :

유튜브가 이렇게 흥하지 않던 시절부터 여러 블로그들을 구경하며 타국에서 생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기를 살펴보는 것을 좋아했다. 같은 물건, 직업, 비슷한 사건들일지라도 겪는 사람이 처해있는 환경과 문화, 주위 사람들에 따라 그 이야기의 색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나도?! 라는 생각으로 영어와 낯선 외국어들을 배웠고, 그들의 문화를 좀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기 위해 애썼다.
지금은 그때로부터 시간이 많이 지나고 가치관도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타인의 외국적응기에는 눈을 빛내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접하는 두 분야의 이야기를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표지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서울대 의대생의 미국 볼티모어 레지던트 도전기를 다룬 책이다. 책은 저자 본인이 미국에서 내과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하며 겪은 경험들과 느낀 점을 만화로 그려내고 있다.

아무래도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저자에게도 도전의 일환이 된 책이다보니 그림체가 수려하거나 가독성이 뛰어나지는 않다. 하지만 저자가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아내려고 했다는 게 보였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 수준의 그림과 전개였기에 보다 현실감 있었고 공감이 갔다(나도 그리라고 하면 이런 식으로 그리겠지...하는).

챕터 끝에 이렇게 코멘트와 실제 사진을 담아낸 페이지들은 좋았다. 읽기에 수월했으며, 만화로 표현되지 않았던 부가적인 요소나 개인적인 이야기가 더 잘 녹아들어 있다고 느껴 흥미로웠다.


책은 이렇게 작가가 레지던트 연차가 지나면서 연차별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록을 받아들일 수 있게 목차가 잘 나누어져 있다. 책의 막바지에는 '미국의사 관련 자주 묻는 질문 20문 20답'이 수록되어 있는데, 아마 작가처럼 미국에서의 레지던트 수료를 꿈꾸고 있는 의대생들이나 의료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듯하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책 전반이 '수재 엘리트의 새로운 도전' 을 그려내고 있다고 느껴져서 진심으로 가슴에 와닿는다거나, 깊이 감동한다거나, 특별하게 배울 점을 얻어간다거나 하는 경험은 없었다. 다만 작가가 미국에서 지내며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그들에게서 보고 들은 이야기, 또 한국과는 다른 양상의 환자들을 접하며 타국의 의료 체계를 배워나가는 과정을 기록한 블로그를 보는 것 같아 읽는 내내 적당한 흥미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또 최근 대두되는 여러 사회적 이슈들을 살펴보며 알게 되고 읽어낸 문제들도 (시기나 결은 다르지만)이 책의 전반에 잘 녹아들어 있다고 느꼈다. 이 책을 접하며 미지의 곳에서의 미지의 분야에 대해 현지에서 몸소 경험해본 사람의 시각으로 접할 수 있게 되어 좋았다. 또 하나의 견문록을 이렇게 마음 속에 저장하며 다시 한 번 은근히 타국생활에 대한 열망을 불태우게 됐다. 결코 완벽히 늦은 것이란 없으니까, 나도 언젠가 타국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보고 듣고 겪은 것을 글로 적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세계 각지에서 한국인들의 생활기에 흥미가 있는 사람, 의사를 꿈꾸고 있는 사람, 미국에서의 레지던트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의대생, 교양 영역에서 의료 관련 책을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북툰 #미국의사다이어리
※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