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네 아버지 방에서 운다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백가흠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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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오랫동안 써 온 산문을 추려 네 가지의 주제로 분류하여 묶은 책이다. 일상에서 느낀 바들을 적어내려간 글인데,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보니 문장 하나하나의 표현이 심상이 그려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1부 '엄마의 택배 박스'는 부모님과 관련된 글이 모여 있다. 과거 부모님과 있었던 일화부터 나이를 먹은 뒤 다가오는 명절에 대한 단상까지. 작가의 가장 개인적인 일화이니 만큼 나와는 멀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새해 단상'을 읽으면서는 나도 저럴까... 싶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친가나 외가를 찾아가는 입장이라 거기서는 벗어나고 싶지만 엄마와 함께 보내는 연휴는 좋은 것 같다.


2부 '내 연봉은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는 작가가 자신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가인 본인이 생각하는 문학이란 무엇일까? '쌍릉을 아시나요?'에서 작가가 서동요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향이 흥미로웠다. 어렸을 적 삼국유사를 읽을 때는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던 부분이고, 이후 커서는 다시 생각해 본 적이 부끄럽지만 없었는데, 새로이 밝혀진 사실과 엮어 내비치는 작가의 바람이 좋았다. '사실이 아닌 것에 문학의 재미가 숨어 있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3부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는 작가가 도시를 거닐었던 경험을 전한다. 서울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나, 그리스와 몽골의 이야기가 덧붙여져 있다. 서울 곳곳을 묘사하는 '서울 산책'은 내가 자주 지나는 곳이 언급되니 반가움을 느꼈다. 보통 명동에서 종로, 그리고 대학로를 많이 다니는데(요즘은 합정도 종종 간다.), 날이 좋으면 천천히 걸어가는 걸 즐기기도 해서 작가와 함께 서울 이곳저곳을 걷는 느낌이었다. 도시에 대한 작가의 통찰도 돋보이는데, '현대도시의 공간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자문하며 '지금은 자본이라는 유일신이 거대한 도시를 거느리고 있다'는 답을 내린다.


4 '내가, 나에게' 작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의 최근 관심사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고,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읽는 동안 나의 관심사나 과거의 , 혹은 미래의 나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되었다. 산문은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되새겨 보게 만드는 같다.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 상황이나 소재와 관련된 나의 이야기가 자꾸 하고 싶어진다. 마치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이런 산문의 매력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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