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 - 역사로 미래를 전망하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95
강원국 외 지음 / 스리체어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흐른다. 시간은 물리학적 개념이라 인간과 조금 더 가깝게 표현하즈면 시간을 곧 역사라 할 수 있겠다. 역사가 언제나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역사는 더 나은 쪽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전체적으로 우상향을 그리는 그래프라도 자세히 보면 정체해 있거나 오히러 역행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서글픈 사실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이 그렇다.

양극화의 시대다. 전통적으로 있었던 빈부 격차는 물론 이념, 세대, 지역, 성별 갈등이 함께 어우러져 양상은 더욱 복잡해졌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지 않고 칼로 잘라서 문제를 해결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대담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를 본받아야겠으나 그 방법을 있는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저런 일방적인 방법을 선택한다면 분명 누군가는 큰 피해와 상처를 입게될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새로운 갈등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는 더 큰 혼란 속에서 더 첨예하게 분열하고 대립할지도 모른다.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답을 찾기 위해 저자들은 저마다 다른 지점에 주목했다.
먼저 한계레 최우리 기자는 1970년 개통된 경부 고속도로 개통을 언급한다. 경부 고속도로 덕분에 우리는 시간을 크게 아끼고 생활권도 더욱 넓어졌지만 효율성과 결과만을 우선시하게 됐다.
강원국 작가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독도 특별 담화문을 소개한다. “독도는 우리땅”이라며 중요한 화두를 바로 제시하는 이 연설문에는 한일 관계는 물론 동아시아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홍성수 법학자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지지부진한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해 말한다.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바탕에 둔 체제이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선 무분별한 차별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동춘 사회학자는 여순 사건과 제주 4•3 사건을 예로 들며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을 설명한다. 일제강점기 치안유지법의 뒤를 이어 반공 체제를 조성하기 위한 국가보안법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와 사회 병폐의 원인이라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나라스페이스 박재필 대표는 스페이스X가 개발한 팰컨 헤비 Falcon Heavy가 2018년 2월 6일에 성공적으로 동시 착륙했던 사건을 꼽는다. 우주 탐사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면서 우리는 우주 산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올드스페이스에서 뉴스페이스로 전환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모두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고 흥미가 생기는 주제였지만 역시 강연까지 들었던 강원국 작가님의 글에사 생각해볼 대목이 많이 생겼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은 더욱 많아졌지만 말은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뿐이다.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가 없다면 소통은 일어나지 않는다. “말의 혼돈시대”에서 허우적대지 않으려면 극단을 넘어 화합과 이해, 공감을 우선시하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 북저널리즘 북클럽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제공받았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