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외계인 보고서 - SF 우주선부터 인조인간까지
박상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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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의 모습은 다를 것이다. 같은 이유로 오늘과 내일의 모습도 다를 것이다. 다만 그 변화의 정도가 더욱 심할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게 발전하는 과학과 기술 덕분이다. 인류 문명의 역사는 길지만 그 문명은 최근 몇백 년 사이에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했으니 말이다.

몇백, 아니 몇십 년 전에는 상상으로나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고도로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SF의 3대 거장 아서 클라크가 제시한 세 가지 법칙 중 하나다. 이미 정립된 과학 이론과 법칙을 바탕으로 우리의 지식은 온갖 상호작용과 상승효과를 이끌어내면서 새로움과 완전함에 조금씩 더 가까워진다. 이 대목에 주목한 것이 바로 Science Fiction, 즉 SF이다.

누군가는 SF를 Science Fantasy의 약자가 아니냐고 폄하한다. 아직 엄밀히 검증되지도 않은 과학 주장들을 무분별하게 끌어들여 그럴 듯하게 그려낸다는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SF가 속한 문학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조금만 해본다면 이런 주장은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지점은 바로 ‘상상력’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는 능력, 추상적인 대상과 존재를 구체화시키고 심지어 실현하는 능력, 이는 인간을 보다 고차원적인 존재로 확장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SF는 우리가 아직 조우하지 못한 우주, 심해, 인공지능, 로봇, 타임 리프 등의 소재를 논의의 대상으로 한다. 그 구체적인 방법과 미래에 관해서는 작가와 작품마다 서로 다른 양상을 그려내지만 이는 분명 언제가 됐든, 어떤 식으로든 우리가 마주할, 또 마주해야할 우리의 모습이다. SF는 이런 방식으로 우리 인식의 차원을 확장시키고 미래와 그 속에서 살아갈 인간 본연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우리 인간은 많은 것을 감각을 통해 받아들인다. 실제로 겪어보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하는 것은 그래서 이상한 일이 아니라 생물의 당연한 본능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좋은 식으로든 나쁜 식으로든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의 모습은 분명 지금과는 많이 다를 터이다. 필연적으로 도래할 미래를 두려워하는 것만이 우리가 취해야할 자세는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SF는 미래를 보여주고 우리가 가야할 길을 고민케해주는 창과 같다. 지금의 시선으로 그 고찰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이 책에 내가 눈길을 주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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