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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셔터를 누르다 - DSLR과 맞짱 뜬 스마트폰 여행서―칭다오
정영호 지음 / 어문학사 / 2013년 4월
평점 :
DSLR와 맞짱 뜬 스마트폰 여행서 - 칭다오 :
[스마트폰 셔터를 누르다]

글, 그림, 사진 :
정영호
출판사 :
수디자인
나이를 먹어가면서 바뀐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우선 내 사진을 찍기가 싫어지더군요.
그나마 거울을 통해 보는 얼굴은 내눈과 뇌를 거쳐 미화되는 까닭에 아직 볼만하지만,
카메라라는 눈을 통해 보게되는 나의 모습은 너무나 객관적이라 내 사진은 잘 안 찍게되네요.
덕분에 여기저기 아이들 사진으로 도배되곤 하죠.
그래서 내 블로그임에도 내 사진은 거의 없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듯합니다.
그리고 둘째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진 것이긴 하지만, 카메라를 꺼내는 것보다
내 손에 가까운 휴대전화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일이 많아졌다는 겁니다.
이 책의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이 책의 사진들은 모두 휴대전화의 카메라로 찍은
것들입니다.
또한 우리 아이들의 모습도 특별한 행사가 아닌한, 거의 대부분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죠.
그만큼 휴대전화의 카메라가 우리 일상에 보편화 되어 있다는 거겠죠.
하지만 이 편리성을 제쳐두고서 사진의 화질이나 사진의 우수성 등만을 논한다면
대부분 카메라 휴대폰보다 DSLR 등의 카메라를 우선시 할 것입니다.
게다가 여행기의 사진을 위해서라면 일부러 비싼 카메라를 구입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 책의 필자는 그런 복잡한 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의 셔터만을 눌러 멋진 칭다오의 풍경을 담아냅니다.
특히 유명한 관광지의 명소가 아닌, 소소한 일상 생활에서 지나쳐 볼 수 있는 수많은
사진들이
소탈하고도 멋스러운 맛을 자아냅니다.
아마도 휴대폰으로 그때그때의 감정을 잘 담아낼 수 있었기에 이런 사진들을 볼 수 있었으리라
짐작해봅니다.
그럼 필자의 휴대폰으로 들여다 본 칭다오의 거리를 한번 살펴볼까요?

chapter 1부터 chapter 4로 크게 나뉘어져 있는데,
그 첫째가 "걸어라, 그래야 보인다"라는 주제입니다.
여행을 할때, 차안에 앉아서 목적지만을 향하며 차안에서 바라보는 거리를 바라보는 그런
여행이 아니라,
걸어서 여행을 하는,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chapter네요.
일례로, 걷지 않았다면, 필자처럼 길거리 철학관에서 30위엔으로 점을 보는 행동은 할 수
없었겠죠.
칭다오의 인사동 1388 문화거리부터 거리의 모습,
다양한 계단의 모습, 만난 수많은 서민들의 모습, 노상 과일가게의 모습과
라오샨이라는 유명 관광지에 이르기까지 칭다오의 현재를 볼 수 있네요.
chapter 2에선 오래된 건물이 흑백 사진으로 정갈하게 소개되어 칭다오의 과거를 볼 수
있으며,
chapter 3에선 칭다오를 여행하려는 독자들을 위한 필자의 독자적인 칭다오 여행
정보들을 볼 수 있네요.
마지막 chapter 4에서는 필자가 중국생활을 하면서 일기처럼 썼던 글 중 일부라고
하네요.
책을 보면서 저자가 칭다오에 대해 갖는 특별한 그리움 등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읽다보니, 왠지 그리운 느낌이 드는 것은 필자의 마음에 공감했기 때문이겠죠.
언젠가, 아이와 함께 칭다오에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네요.
둘째녀석이 태어나기 전, 첫째와 같이 여기저기 공연보러 다니고 했을때는,
그래도 조그마한 카메라라도 가지고 다니며 아이 사진을 찍어주곤 했는데,
요즘은 집이며, 밖이며 상관없이 휴대폰 카메라로만 주구장창 찍어주고 있답니다.
이 휴대폰의 사진들도 모두 현상해야 하는데,
차곡차곡 저장만 하고 있으니, 개인적으로 점점 부담이 되고 있네요.
특히, 며칠전 둘째 꼬맹이가 휴대폰을 만지다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던 사진들이 모두 날아간것
같았던,
그 짧은 30분의 시간동안 얼마나 가슴 졸이며 있었던지...
휴대전화의 카메라로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 이제 일기를 쓰는 것처럼 되어버렸지만,
그 가치를 알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휴대전화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잘 정리해두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