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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시간은 갈수록 내 편이다 - 진짜 내 삶을 찾아가는 일곱 여자 분투기
하이힐과 고무장갑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은 누군가 내 나이를 물어보면 살짝 뜸을 들이게 됩니다.
내 나이를 밝히기가 싫어서가 아니라...
언젠가부터 새해를 맞이하면서 내 나이에 더하기 1을 하던걸 멈춰버려서...
내 나이가 몇이었더라..? 생각해내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올해 년도 - 내 생일 년도" 하는 것도 귀찮아서 지인들의 나이를 물어보고 더하기 빼기만 하고 만답니다.
그렇게해서 알게 된 올해 나의 나이... 36.
35고개도 깔딱 넘어가고, 이젠 정말 마흔즈음에... 입니다.
[마흔, 시간은 갈수록 내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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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과 고무장갑 지음
출판사 : 아름다운 사람들 |
마흔. 멀게만 느껴지던 나이였는데.
그닥 먼게 아니었습니다.
10대에는 하루하루가 너무도 생생하고 얼른 어른이 되어 공부좀 그만하고 싶었고...
20대에는 갑자기 주어진 자유가 버거워 흥청망청 써버리다...
20대의 후반에는 "서른즈음에"란 가사가 너무도 와닿아서 그 노래만 들어도 눈물짓게 되고,
내 인생의 황금기는 그렇게 끝나버릴 것만 같았고...
그렇게 맞이하게 된 30대.
30살이 되던 새해는 많이 힘들었는데, 30대가 되어 31, 32살... 한해한해 지나가니,
또 그냥 그렇게 나이 먹는게 아무렇지 않아지더군요...
그런데 35 넘어가니, 또 한번의 "앓는 시기"가 오나봅니다.
아직 "마흔앓이"를 하기에는 이른데...
내 인생의 갈림길에서 읽은 이 책은, 어쩜 이리도 나의 심정을 대변해 주고 있는건지...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혹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고뇌함을 한번쯤 겪었음직한 나이. 마흔.
저도 육아와 직장 일이라는 두 가지 길에서 한참 고민하고 있기에,
그녀들의 이야기가 이렇듯 공감되는 것일까요.
엄마를 필요로 하는 아이와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일 중에서
엄마의 자리를 선택하고 이 길이 최선일지 고민하는 그녀가 나와 비슷하고,
예전의 나라면 생각지도 못했던 오지랖을 발휘하는 내 모습에 놀라는 그녀가 나와 비슷하고,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정녕 맞는길인지 방황하는 그녀가 나와 비슷하네요.

전에 TV에서 방영한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이 시한부 선고를 받고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장면을 참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그때 그 드라마를 통해서 버킷리스트라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답니다.
그때부터 생각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작성해보지 않았던 "버킷리스트".
책에서 그녀들이 작성한 버킷리스트를 보고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기로 했습니다.
저자처럼... 정말..100가지를 채우기 쉽지 않더군요.
이 책을 읽으며 저에겐 변화가 한가지 생겼답니다.
오래전부터 "해야지.. 해야하는데.."라고 마음만 먹고 있던 버킷리스트 한가지를 지우고 있답니다.
바로 "운전하기"
10년동안 따놓고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나의 운전면허증을 활용하려고 한답니다.
이제 겨우 도로연수 받은지 4일째지만,
슝슝 안전운전하는 날이 머지 않았네요.

그리고.. "내가 버려야 할 것들"...
정말 다양한 관심사가 많은 저로선 버려야 할 것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이것도 집적거려보고, 저것도 집적거려보고..
지금도 해보고 싶은 2~3가지 일들이 있지만, 여러가지 상황상 꾸욱 참고 있긴합니다만..
하지만 그것들은 나의 버킷리스트에 포함해서 "언젠가.."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참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습니다.
원래도 많았지만, 더 늘어난 느낌이네요. 그리고 구체적이 되었답니다.
글 중에, '나의 삶, 나의 자유'를 무엇보다 놓치고 싶지 않다던 그녀가 있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나의 일을 그만두기 쉽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네요.
일을 하고 있는 시간은 오롯이 나만의 시간, 나의 자유시간이었기에.
일하러 나오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휴식시간이었기에.
그래서 더 놓기가 힘든것일테지요.
아직 확실히 결정짓진 못했지만, 나의 10년 후에 지금을 회상하며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의 인생2막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