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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 ㅣ 뜨인돌 그림책 27
마스다 미리 지음, 히라사와 잇페이 그림, 김난주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11년 10월
평점 :
부모님을 위한 동화네요.
아이가 읽고 공감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겠지만,
엄마인 제가 먼저 읽고 마음이 뜨끔한 책입니다.
[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

글 : 마스다 미리, 그림 : 히라사와 잇페이
옮김 : 김난주
출판사 : 뜨인돌어린이
푸른 바다속, 한척의 배.
그 배의 표정이 그닥 밝다고 할 수 없네요.
저 작은 배의 사연은 무엇일까.. 어떤 책일까? 궁굼증이 일었습니다.
책 표지의 "산케이 아동출판 문화상" 수상 경력이 눈에 띕니다.
마치 아이들이 그린 것 같은 그림이 아이들의 동심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말아달라고.. 우리는 하나하나 다르다고...
쉬거나, 생각하는 것 뿐인데... 서둘러 어딜 가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죠.
우리는 얼마나 자주 "빨리 해~"를 입에 달고 있는 건지...
밥을 먹을때도, "밥 빨리 안먹고 뭐해~!"
양치질을 할때도, "빨리빨리 해야지"
옷을 입을 때도, "그건 이렇게 입어야지. 빨리 하자."
..빨리빨리...
아이를 기다려줄 여유는 없는건지...
그렇게 급하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분명 많이 있을텐데...

비교하면 마음이 작아지니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마음이 작아지면 떨리고..
어둡고 슬픈 마음이 되고...
아직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한 글들과 그림입니다.
아이의 친구들과 비교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간혹 비교하고 있는 저에게 일침을 가하네요.

마지막에 와서야 무표정하던 배의 표정에 웃음이 생깁니다.
기다릴께요. 라는 대답과 함께 말이죠...
기다려줄 줄 아는 엄마가 되어야 할텐데...
길지 않은 문장 하나하나가 반성하고, 또 반성하게 만듭니다.

그림이 간단하고 한 페이지당 있는 문장이 한두문장 정도라
아이가 책 읽는 데 집중을 아주 잘 합니다.
저 물고기 그림을 봤을땐,
"이 커다란 물고기 안에, 중간 물고기가 있고, 작은 물고기가 있고~"
그러면서 그림을 이해하더군요.
그림이 수채화로 그려져 있어서그런지, 아이가 물감놀이를 하자고 해서,
오랜만에 물감을 꺼내줬습니다.
다른 그림들도 그리며 놀다가, 책의 한 페이지 그림을 그려서 색칠하기 놀이를 했습니다.

그나마도 온통 한 색으로 도배를 하던 아이가 이제는 슬슬 그림 틀에 맞춰
색을 채울 줄도 아는 아이가 됐네요.
파란색 물고기 안의 저 커다란 갈색 점이 "왕눈"이라며 배시시 웃는 아이가 이쁩니다.
물감놀이를 하는 순간에도 이리저리 해보면 어떨까? 참견도 하고, 살짝 짜증도 내는 저를 발견하네요.
그림을 그린 후에 작품에 대해 물어보니,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으며 설명해주는 울 이쁜이.

저 스케치북 맨 위의 상어는 원래 안그렸었는데,
아이가 그려달라고 해서 나중에 또 그려줬답니다.

어떤가요~? 비슷한가요~? ^^
"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 책 덕분에 엄마도 한~참 반성하고,
아이는 물감놀이로 비오는 오후 신나게 보냈네요...
아이도 재미있게 읽은 책이지만,
아이에게 빨리하라고 다그치고 싶은 저를 발견하면, 이 책을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봐야겠습니다.